“올해 수출실적 전년 대비 16.6% 성장한 254억 원 추정”
계엄쇼크,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변수 고려 안 해
내년 보건산업 수출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산진)은 10일 ‘보건산업 수출 2024년 동향 및 2025년 전망’을 통해 내년도 보건산업 수출실적이 역대 최대인 282억 달러(40조 3626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올해보다 11.1% 증가한 수치다. 성장하는 의약품, 화장품 산업과 회복세에 접어든 의료기기 산업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보산진의 이번 전망치는 국내외 정치적·경제적 상황 변화를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칫 엉터리 분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실적 전망을 세부 산업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부문은 올해 실적 추정치 대비 11.9% 증가한 114억 달러(16조 2814억 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산진은 중국 외 지역에서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수출국 다변화와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별 수입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했다.
같은 기간 의약품 부문은 12.6% 성장한 106억 달러(15조1452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의약품 전체 수출은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신규 허가 품목 증가의 영향으로 인해 미국·유럽 지역으로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기기는 올해 추정치 대비 7.4% 성장한 63억 달러(8조 9976억 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 [표=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 재가공]](/news/photo/202412/1_341728_232849_2318.png)
보산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의료기기 수요의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화에 따른 치과 및 영상진단 장비의 수요 확대, 국내 제품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산진은 올해 올해 보건산업 수출실적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년(218억 달러·31조 1347억) 대비 16.6% 성장한 254억 달러(36조 258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보산진은 코로나19 엔데믹의 기저효과와 바이오의약품 및 기초화장용 제품류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보건산업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가장 큰 비중(59.5%)을 차지하며 전년대비 43.1% 증가한 94억 달러(13조 425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독소류 및 톡소이드류 수출이 전년 대비 19.2% 증가하며 전체 의약품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고로 올해 10월 누적 기준, 바이오의약품과 독소류 및 톡소이드류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43.6%, 20.5% 증가한 46억 달러(6조 5674억 원), 3억 달러(4283억 원)로 예상했다.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부문의 올해 수출 전망치는 101억 달러(14조 4571억 원)다. 이는 전년 대비(84억 달러·12조 원) 20.2% 증가한 수치다.
보산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누적 기준 미국과 일본에 수출한 화장품 매출액은 각각 15억 8000만 달러(2조 2571억 원), 8억 5000만 달러(1조 2143억 원)다. 이는 전년 대비 62.2%, 27.9% 증가한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21억 3000만 달러(3조 429억 원)를 기록했다.
일반 의료기기 부문의 경우 임플란트와 초음파 영상진단기 수출은 증가하겠으나, 체외 진단기기의 수요 감소로 인해 전체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58억 달러(8조 3021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2024년은 보건산업 수출이 코로나 엔데믹의 기저효과와 글로벌 보건산업 수요 확대로 인해 두 자릿수 증가세라는 견고한 실적을 달성한 해”라며, “2025년 보건산업은 의약품과 화장품 산업의 견조한 성장과 의료기기 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 산업 분야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보이며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우리 보건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기업 간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보산진의 이번 전망이 예상대로 흘러갈지는 의문이다. 대내외적 정치적·경제적 환경변화를 거의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당장 12·3 내란 사태와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 실패 이후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방불케 한다. 9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34.32포인트(5.19%) 하락한 627.01에 장을 마치며 4년 7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437.0원을 치솟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채권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계엄 선포 이후 주식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무려 140조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외신의 우려대로 윤석열의 내란과 국민의힘의 탄핵 방탄의 대가가 5100만 우리 국민에게 할부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내년이면 ‘관세 폭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윤석열씨가 추진한 탈중국 정책과 함께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게 자명하다. 윤석열씨는 친미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고도 미국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대통령 한명 잘못뽑았다가 세계 양대 시장을 모두 잃고 나라가 거덜날 형국에 처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거의 고려치 않은 이번 보건산업 수출실적 전망은 자칫 뜬구름 잡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는 보건산업진흥원측도 부인하지 않았다.
보산진 관계자는 10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망치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일부 반영했으나, 12.3 계엄사태(가 미칠 후폭풍)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