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 누락자들 수정작업하며 몸은 고됐지만 보람느껴
오자 누락자들 수정작업하며 몸은 고됐지만 보람느껴
  • 김희경
  • 승인 2010.02.13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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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 옛 동창회명부 수정작업 (60)

[덴탈투데이/치학신문] 우리 명부에는 졸업시기 오류가 17명이나 있었고 성명에 한문의 오자가 부지기수였다. 그중에는 모교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봉직하신 교수 2분의 성명도 오자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번 명부 수정작업을 한 것은 나지만 수정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일등공신은 일본 동창회 ‘데지마 아기라’회장이다. 나를 격려해주고 뒤에서 밀어준 데지마 회장님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결코 지금의 정상적인 명부가 작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감사한 마음 금할길 없다.

2004년도 동창회 명부도 내 책임 한계까지는 책임졌고 2006년도 역시 내 책임을 완수하는데 노력했다.

지난 2002년도 동창회 명부에는 내 친구 ‘마쯔오 히로시’ 자신도 막후 교섭을 하였지만 내가 편집과정을 담당했기에 양원식 회장께 부탁하여 제18회 경성치전 졸업 예정자라는 명목으로 1945년에 일본으로 귀국한 3학년 시절 동기생 명단을 명부에 기록하기로 하여 발행했다.

일본인 동기생들은 기뻐하며 나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특히 제일 기뻐하고 감사를 표시 한 것은 ‘마쯔오’군이었다. 자기 소원을 풀었다고 감사 또 감사 편지가 왔다.

우리나라는 한문을 사용하지 않은 나라다. 내가 제일 불만인 것은 지하철 역 명칭에 영문은 기록이 되었지만 한문 기재가 누락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불편한 점이 없겠지만 외국 특히 중국인 일본인에게는 영문자보다 한문으로 역명을 기록하는 것이 더욱 편리하다고 생각이 된다.

지하철 관계자들도 관광객들이 많이 내한하니 깨달은 점이 있었는지 어느 때인가 한문 표시가 등장하게 되어 장님이 이제야 눈을 떴다고 생각한다. 한문을 사용하는 우리 세대가 일본 중국을 여행하면서 얼마나 편리한 점을 발견하는가는 한문을 해독하는 자 만이 이해한다는 생각이 든다.

2004년도부터 2008년도까지 동창회 명부교정 수정에 종사한 결과 내 소신은 더 이상 명부수정에 종사할 동창회원이 자진해서 나올 기미가 없거니와 나도 2008년까지 건강할지도 의문이고 85세 고령으로 이 이상 봉사를 못할 지경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동창회 고문인 지헌택 동기에게 1925년~1945년 선배님 명부를 단일본 발찰로 발행하자는 것을 제의하여 동창회서도 동의하였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제야 양 어깨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홀가분한 기분이다.

동창회 명부 수정작업은 누가 지명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날 명부의 오자를 발견하고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과 판단으로 시작한 것이다. 2001년도 처음 수정작업은 너무나 고달팠고 데지마 회장님과 수십 번의 서신이 오고 가는 참으로 힘든 작업이었다.

수정작업중 눈병 때문에 고생하였고 그보다 더한 대상포진이 몸에 발생하여 세상에 이렇게 고통을 주는 병도 있나 고생하며 난생 처음으로 통증이 심한 질환도 경험했다. 동창회장 표창도 받았으나 나를 위해 스스로 봉사한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치매 예방책이라고도 생각했기에 은퇴하였다고 TV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발굴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일본 경치전 출신 선배가 1992년 해산한 경치전 출신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동창회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표했고 지헌택 부회장이 동창회 회칙을 번역하여 일본 데지마 회장에게 송부하였다.

그 서신을 받은 데지마 회장은 즉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일본지부를 설립하여 옛 동창들에게 가입을 호소하여 많은 외원이 동참하였다. 새로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일본 동창회가 탄생한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경성약전 경성상전 경성공전 등이 합세하여 후꾸오까 한국총영사 입회하에 결성식이 거행되었다. 필자는 동창회보에 기재된 동창회 연혁을 번역하여 일본 동창회 데지마 회장에게 송부하면서 서울치대 동창회 회원으로 되었으니 동창회에서 발행하는 회지에 ‘모교소식란’을 설치하는 것이 어떨지 하는 제의를 했다.

경치전 동창회서는 저경(儲慶)이란 회지를 발행하였다. 서울치대 동창회로 가입 후에는 서울동창회 회보로 회지명을 갱신하였다. 내 편지를 받아본 데지마 회장은 자기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을 내가 알려주어서 감사하다는 편지와 모교소식은 내가 직접 송부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치의신보와 치학신문의 모교, 동창회, 경우회, 학수회 소식을 일어로 번역하여 원고를 송부하였다. 내 원고는 대부분 일본동창회보에 전해졌다. 주제는 모교 교수진의 동태였다. 모교건물 건축(치과병원) 특보도 보냈다. 매번 내 번역기사는 빠짐없이 동창회보에 게재되었다.

1993년부터 시작한 원고 송부도 2005년 12월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간 12년간에 걸처 정열을 쏟아 번역한 기사였는데 데지마 회장께서 고령으로 더 이상 회보편집에 손을 대지 못한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다. 참으로 정열이 넘치는 선배님이었다.

내가 동창회 명부를 수정한다는 소식에 일본 동창회 명부를 그간 10권이나 보내주신 분이다. 그 명부가 내 수정작업의 기초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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