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청구액 650% 증가’한 치과이야기
‘보험청구액 650% 증가’한 치과이야기
  • 송연주 기자
  • 승인 2011.01.24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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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메디덴트 치과 진상배 원장

"2006년 개원 초기 3~4개월간 보험청구액은 150만원, 비급여 수입액이 500~600만원 정도였습니다. 주변의 모든 분들이 폐업을 권했죠. 그런데 꾸준히 급여 진료를 진행한 결과 현재 월평균 보험청구액이 900만원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서울 관악구 메디덴트치과 진상배 원장)

진상배 원장은 현재 치과보험계에서 가장 '핫(hot)'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최근 몇 년간 임플란트 등 비급여 진료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보험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일선에서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언론매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직 치과의사들은 치과 불황을 타개할 대상으로 보험진료를 1위로 꼽았다. 임플란트의 씁쓸한 뒷맛을 본 치과계가 보험진료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진 원장은 보험진료에 관한 하나의 모델을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요즘 그는 끊임없이 보험강의 제의를 받는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의 7개 분회에서 보수교육 강의요청이 들어올 정도지만, 오히려 그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보험을 지나치게 경영난 타개의 방편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경험상 보험진료를 열심히 하면 경영난은 저절로 해결됩니다. 치과의사들이 비전을 가지고 보험진료를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진 원장에게 보험 진료를 비롯한 노인틀니, 턱관절 교합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메디덴트 치과(서울 관악구 소재) 진상배 원장

 

 

◆ 보험진료에 대한 마인드 및 운영방식?

"나 외에도 보험진료에 주안점을 두고 치과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사실 치과에서 보험진료비는 치료 원가의 60% 정도로 책정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보험진료를 좋아하지 않고 의무감 때문에 진료를 한다. 처음엔 나도 비보험 진료를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런데 막상 값비싼 진료를 권했을 때 환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환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환자들이 지불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험진료를 열심히 하다보면 치과의사의 진정성을 알아주고 비보험 진료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우리를 믿어주고 진료를 잘 따라준다.

이런 인연을 통해 매년 관리 및 스케일링하는 치주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완전한 단골이 되면 자연스럽게 보험청구액이 늘어난다. 진료시 보험진료와 비보험 진료의 장단점을 모두 설명하고 환자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 치과의사들은 보험진료를 불황타개의 비결로 보는데?

"비보험 치료는 제로섬 게임이 되기 쉽다. 한 치과가 뛰어난 마케팅으로 환자를 몰리게 하면 주변의 다른 치과가 문을 닫는다. 내가 아는 원장 중에도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치과의사의 불행은 그 한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의사들이 적정한 수입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딴생각하지 말고 진료를 하라는 것이기도 하다.

건강보험의 장점은 이 치료를 받으려는 대기 환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들은 보험이 되는 줄 모르면서 치과는 무조건 비싼 줄 안다. 예를 들어, 스케일링은 치주염이 있을 때 보험이 적용되는데 치주(잇몸)치료를 받으면 건강하게 자기 치아를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홍보하면 어떨까. 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전국적으로 몇백 만명은 될 것이다." 

◆ 건강보험에 대한 정책입안 시 치과의사가 고민해야 할 점?

 

 

 

 

▲ 진상배 원장
"복지부는 중장기 보험 관련 로드맵을 통해 치과의 영역들을 건강보험에 포함시키고 있다. 2010년에는 치면열구전세기, 2012년에는 노인의치를 포함시켰는데, 정책방향을 정할 때 전문가 집단인 치과의사에게 얼마나 자문을 구하는지 의문이다. 그만큼 치과의사가 전문가 집단으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대다수 치과의사들이 보험에 무관심해서라고 생각한다.

 

 

노인의치가 보험에 포함되면 그 다음 임플란트, 교정이 포함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국민여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것도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케일링과 치주치료를 해야 치아가 건강해질 수 있고, 치아가 건강해지면 의치 착용을 예방할 수 있다. 이들이 이를 뽑지 않도록 치주치료를 잘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틀니를 만드는 것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아무리 정교한 과정을 거친 틀니라 하더라도 치과의사와 환자가 수차례, 많게는 10번 이상 만나 수정해야 그때부터 편안한 착용감으로 씹을 수 있다. 그런 점을 국민이나 정책입안자가 잘 모른 상태에서 너무 저가의 수가로 사업을 진행하면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국민들의 불만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 올해 많이 바뀐 보험 청구방법 설명한다면?

"올해 보험청구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상병명이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원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상병분류기호가 있는데 그 분류기호 중 치과는 현재까지 3단위까지만 썼다. 이제 정식으로 4단위, 5단위 분류까지 적용하고 있고 치과는 아직 6단위 분류까지 쓰는 것은 별로 없다.

예를 들어 하악 제1대구치 매복치의 상병명 기호는 예전에는 K01.1, 매복치였다. 이제는 어떤 치아의 매복치인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하악 제3대구치의 매복치는 K01.173이다. 뒤 숫자 두 개가 더 붙는 5단위 체계로, 현재 요약자료를 만들고 있다."

◆ 턱관절 질환, 치과의사가 초진 및 진료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

"턱관절 질환의 정식 병명은 턱관절 장애다. 턱관절 주변에 수많은 근육·인대들이 있는데, 이 질환이 커버하는 범위가 두통·어깨쪽 통증과 연계될 수 있기에 광범위한 차원에서 장애라는 말을 지칭한다. 

턱관절 장애에 대해 꼭 치과의사가 초진 및 진료계획을 세워야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위턱과 아래턱 치아의 맞물림(교합)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러한 교합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치과의사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치료가 구강내 장치인 스플린트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것을 정확하게 조절하고 잘 끼울 수 있는 사람은 치과의사밖에 없다.

턱관절 장애는 최초 진단과 설계가 치과의사를 통해 이뤄져야 하고 부수적으로 한방치료가 필요하면 한의원, 신경 및 정신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면 메디컬과 연계될 수 있다."

◆ 치과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

"현재 치과계가 심미, 보철, 임플란트에 너무 몰입돼 있다. 다양성이 부재하면 성장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치과원장들 사이에서도 치료법에 명확한 줄기가 잘 안 서 있어 어떤 분들은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턱관절 장애는 수술이 거의 필요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있다. 또 전신교합이라고 하는 너무 고가의 치료를 환자들에게 권하는 것과 치과의사 스스로 턱관절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안타깝다.

우리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80% 이상은 좋은 치료효과를 본다. 물론 턱관절 장애가 다른 치과 치료에 비해 완치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일반치과의사는 그보다 더 낮게 생각한다. 현재 구강내 장치, 코골이 장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를 치과계가 못 따라가고 있으며, 치과의사들이 무관심하다. 

코골이 장치는 현재 이비인후과에서 많이 하고 일부 한의원, 심지어는 정형외과 물리치료사들이 하기도 한다. 각성이 필요하다. 여건이 마련된다면 코골이 장치에 대한 교육도 해보고 싶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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