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재협 감사단 “총체적 위기…특단의 대책 필요”
치재협 감사단 “총체적 위기…특단의 대책 필요”
  • 박원진 기자
  • 승인 2012.02.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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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재협회 27회 정기총회…일부선 회장 사퇴 제기

▲ 대한치과기재협회 27회 정기총회가 17일 열렸다. 이날 김세영 치협회장, 손영석 기공사협회장, 나경원 국회의원 등이 축하차 참석했다.
“지난 1년간 협회는 모든 것을 잃고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재정도 파탄 상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치재협 정기총회에서 감사단은 협회 운영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며 집행부는 물론 회원사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향후 회원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 개회사를 전하는 이태훈 회장
대한치과기재협회(회장 이태훈)가 지난 17일 제27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태훈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협회는 작지 않은 성과를 이뤘다. 광주시 치과 클러스터 산업은 5년간 정부에서 5억원을 지원받아 치과연구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또 협회에서 마련한 공정경쟁규약이 복지부 검토를 마치고 현재 공정위에서 심의중이다. 이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다른 단체의 규약을 따르게 돼 협회 존재의의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KDX가 부활하는데, 업계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수출창구 및 국내 마케팅 기회로 활용해야 하며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김세영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불법 네트워크치과 척결에 치과기재협회가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며 “그동안 일부 네트워크치과가 부당거래를 일삼아 치재업체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는데, 이또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치협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치과계 공동현안에 관심을 갖고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치재협 10대 집행부가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신랄한 감사보고에 분위기 급랭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회무와 결산보고에 이어진 감사보고에서 전태창, 홍창식 감사단은 감사결과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집행부의 잘못을 질책했다.

회무행정에서는 각종 사업의 승인과 경비지출에 관한 사항을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과, 결재서류에 담당이사들의 결재가 누락된 점 등이 지적됐다.

재무행정 부문은 각종 규정에 준하지 않은 무분별한 재정지출로 절대사용이 금지된 별도의 기금까지 일반재정에 편입, 사용해 재정이 바닥나 회무집행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특히 거액을 지출하면서 이사회를 사후에 개최, 승인하는 등 문제점이 너무 많다고 힐난했다.

▲ 감사결과를 보고하는 전태창 감사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감사단은 총평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협회는 유관단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지난 1년간 협회 수익사업인 SIDEX, 대치기 KDTA EXPO, 서치기합동전시회, EDI 사업 등을 모두 잃고 말았다”며 “현 집행부는 전임집행부에서 물려준 재정을 협회와 회원은 안중에도 없이 예산 및 정관 등 각종 규정에 준하지 않은 회장 개인의 사견에 의한 무분별한 재정 지출로 절대 사용이 금지된 별도의 기금까지 일반재정에 편입하여 사용하고 있어 본 감사단은 본회가 대내외적으로 총체적 위기인 것으로 판단하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감사단은 또 “특히 현 회장이 수입금지 품목의 의료기기를 협회 EDI를 통하여 수입판매하여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는 등 협회와 회원사의 명예를 실추시켰음에도 이에 대한 회장의 공식적인 사과가 지금까지도 없는 상태이며,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회원에 대한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 “아무리 열심히 회무를 집행했다고 하나 그 결과가 이에 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단의 조처 무언가?…회원들이 할 일”

감사단이 질책에 가까운 보고를 마치자마자 회원사들의 성토성 발언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 임훈택 백제덴탈 대표
임훈택 백제덴탈 대표는 “회장의 불법 수입유통과 관련해 협박성 문자를 여러차례 받기도 했다. 회장 때문에 EDI가 취소돼 협회가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정관도 어겼다. 책임을 져야 한다. 감사단이 말한 ‘특단의 대책’이란 무얼 의미하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감사단은 “감사결과 협회 재정은 거의 부도상황이었다. 집행부의 뼈를 깎는 자성이 요구되며 회원들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특단의 조처’는 회원들이 하는 것이다. 감사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한계가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명규 신용덴탈 대표가 “집행부에 대한 감사의 요구가 묵살당했다고 전해들었다”며 향후 감사를 이사회에 참여시킬 것을 주문하자 이태훈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감사단의 신랄한 지적과 회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태훈 회장은 “절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다른 용도로 협회비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오늘 지적해준 사항에 대해 앞으로 회무를 집행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나가겠다”고 응수했다.

한편 업종별 대표를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의 정관개정안을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감사를 포함해 일부 회원사들은 “사전에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점을 제기했고, 집행부는 “사전에 이미 인터넷과 협회지를 통해 공지한 바 있다”며 “따로 유인물을 제작해 공지하는 것은 낭비”라고 맞섰다.

결국 투표로 이어져 102명 중 71명의 찬성을 얻어 정관개정안이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명찰에 찬반을 표기해 투표한 방식을 두고 ‘무기명 투표 위반’에 대한 논란도 오갔다.

설전이 이어지며 회의가 길어지자 이태훈 회장은 지방 회원사들의 귀가시간을 이유로 서둘러 총회를 끝냈다. 이때 일부 회원사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려 했으나 이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총회는 끝났지만 지난 1년간 협회의 부실운영 내역을 고스란히 담은 감사결과가 공개됨으로써 현 집행부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대한치과기재협회 10대 집행부에 대한 신뢰에 커다란 금이 간 상황에서 회원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떻게 협회를 정상화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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