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집행부 이번엔 후배들과…
의협 집행부 이번엔 후배들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2.09.2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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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 발상으로 학생들 세뇌” vs “의대생 미래 일 알리는 것일 뿐"

대한의사협회가 노환규 집행부 출범 이후, 각 단체나 기관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건보공단 노조, 시도의사회 등에 이어 이번에는 의대 후배인 의과대학생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과거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을 이끌었던 노환규 회장 특유의 독단적 일처리 방식이 이러한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의대생신문은 지난 21일 ‘의대생 각성? 의료계부터 각성하라’는 제하의 공동성명서를 통해 노환규 집행부를 맹비난했다. 주체성과 순수성, 다양성을 지키려는 의대생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명은 “의협과 전의총(전국의사총연합)을 포함한 모든 의료계 단체는 의대생들에 대한 사고방식을 스스로 재점검해봐야 할 것”이라며,  “단합이라는 명목 아래 상명하복의 구시대적 발상으로 학생들을 세뇌시키려 한다면, 우리의 다음 행보는 뚜렷한 ‘거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번 갈등은 지난 10일 의대생신문에 실린 ‘의대생은 정치적 도구가 아니다’라는 사설이 도화선이 됐다. 이 사설은 의협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의대생들이 참여할 것을 의대협에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당하자 선배인 전공의들과 시도의사회에 공문을 보내 의대생들을 압박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 의대협과 의대생신문은 지난 21일 ‘의대생 각성? 의료계부터 각성하라’며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의대협은 “의대생신문에 실린 사설이 의대생과 의료계 사이에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며 “학생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외침이 의료계의 단합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적되면서 일부 의료계 인사는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DB 확보를 위해 의료계가 학생들에게 참여를 요청하는 방식이 문제”라며 “전공의나 지역의사회 선배들을 시켜 의대생들의 참여를 강요하고, 무조건적으로 인증번호를 요구한 것은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 지난 5월 남기훈 의대협 의장(맨 앞)을 포함한 의대생 70여명이 포괄수가제 도입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이던 모습. 포괄수가제는 현 노환규 집행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정책이다.

‘의대생 각성 프로젝트’(Medical Student Awakening Project/MAP)에 대해서는 의대생을 계몽과 계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대협은 “의협과 전의총을 포함한 의료계 단체는 의대생들에 대한 사고방식을 스스로 재점검해봐야 할 것”이라며 “구시대적 발상으로 학생들을 세뇌시키려 한다면, 우리의 다음 행보는 거부가 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노환규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협의 입장에 반박하는 의견을 게재했다. 노 회장은 “일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Awakening Project는 학생뿐 아니라 임상의사들을 상대로도 이뤄지고 있고 의사를 상대로 하는 프로젝트 역시 동일한 Awakening Project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이 이름에 거부감을 갖고 ‘권위적 전달방식’이라고 불평을 하는 개원의사들이 있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대다수 의사들이 ‘몰랐던 제도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고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도 Awakening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느껴진다는 의사표현을 진작에 당사자인 강사님께 직접 전했다면 강사님께서는 그 단어를 바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협은 의과대학생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요구한 적도 없다. 의과대학생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일들을 알려드릴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노환규 의협회장

그러면서 의대협 리더들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했다.  노 회장은 “리더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소속원의 미래를 위해 옳은 길을 택해야 한다”며 “이번 성명서에 대해 의대생들은 괜찮지만 리더들에겐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성명서가 발표됐어도 선배의사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더 빨리 힘을 내어 가야한다고 생각하던 선배의사들 중 일부는 불만을 토로하거나 처진 어깨로 발걸음이 더디어지는 일이 있을 것이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해해야 하듯이, 후배님들도 선배들의 심정을 이해해줄 것”을 당부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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