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들 “포괄수가제 반대” 가두행진
젊은 의사들 “포괄수가제 반대” 가두행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3.07.01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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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들이 오늘(1일)부터 종합병원급 이상으로 확대 시행되는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달 30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3층 회의실에서 ‘전국 전공의 포괄수가제 강제시행 반대집회’를 개최하고 광화문에서 종로 탑골공원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전공의들과 의과대학 학생, 일반의사들까지 참여, “포괄수가제는 의사의 권리를 탈취하고 저질의료를 양산하는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문배 대전협 회장은 “(오늘은) 의료계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는 초석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포괄수가제를 향한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드높게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포괄수가제의 피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어떤 피해가 생겼는지 반드시 기록해달라고 부탁했다.

▲ 노환규 의협 회장이 지난달 30일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전국 전공의 포괄수가제 강제시행 반대집회’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노 회장은 “포괄수가제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없고 의사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제공할 수 없는 제도”라며 “앞으로 병원 현장에서는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 일이 환자에게 피해가 갈 경우, 빠짐없이 기록해주길 바란다. 그래야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과 논의하지 않고 진행한 정책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불러오는지 정부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지역 전공의 대표인 정진영 영남대학교 신경정신과 전공의도 “2770원이라는 틀에 갖혀 진료할 수밖에 없는 진료환경이 과연 최선인가. 정해진 금액에 맞춰 계산기를 두드리며 환자 진료를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의사들이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함이 아니라 의사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포괄수가제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현실을 반영한 방향으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포괄수가제 반대집회가 끝나고 난 뒤에는 전국에서 모인 전공의들이 의사의 상징인 ‘흰 가운’을 입고 의료계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장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전공의들이 지난달 30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3층 회의실에서 ‘전국 전공의 포괄수가제 강제시행 반대집회’를 개최하고 광화문에서 종로 탑골공원까지 장례식 퍼포먼스를 하며 가두행진을 했다.

이날 전공의들은 34도를 오르내리는 땡볕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우체국에서 종로 탑골공원까지 가두 행진을 했다. 당초에는 ‘최선의 진료’라고 적힌 관을 들고 행진을 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이들은 가두 행진 중 광화문, 보신각, 종로 피아노거리, 탑골공원 등에서 “무분별한 인체실험 중단하라” “규격진료 강요하는 정부는 각성하라” “최선의 진료로 국민건강 수호하자” “저질의료 조장하는 포괄수가제 결사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포괄수가제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렸다.

지나가던 많은 시민들은 가두 행진을 구경하며 전공의들에게 “포괄수가제가 무엇이냐”며 묻기도 했다.

경문배 회장은 행진의 마지막 장소인 탑골공원 앞에서 젊은 의사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게 된 이유가 적힌 결의문을 낭독했다.

▲ 경문배 대전협 회장이 지난달 30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포괄수가제에 대한 폐해를 설명하고 있다.

경 회장은 “정부는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미명 하에 무분별한 인체 실험을 즉각 중지하고 포괄수가제 시행 관련 의료의 질을 상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병원과 교수님들은 왜 침묵만 하고 있는 건가. 언제쯤 이 침묵을 깰 것인가”라고 병원 측에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은 ‘의료=비용’이라는 철 지난 사고를 걷어치우고 복지 국가에 걸맞는 양질의 의료를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대한민국 전공의들은 포괄수가제가 완전 철폐될 때까지 국민과 환자들에게 위험성을 알릴 것이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공의들이 지난달 30일 광화문에서 종로 탑골공원까지 장례식 퍼포먼스를 하며 가두행진을 했다.

▲ 전공의들이 지난달 30일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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