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원격진료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
의협 “원격진료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3.07.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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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환규 의협 회장
“의협은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진료의 허용을 어떠한 경우라도 반대한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가 유헬스 등을 거론하며 원격진료가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이 같은 공식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산업계가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의사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우선 원격의료와 원격진료의 용어 정리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와 산업계, 일부 의료계 인사들은 유헬스, 원격의료, 원격진료 등의 단어를 혼용해 사용함으로써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원격의료란 의료행위의 요소를 원격으로 시행한다는 의미로 유헬스, 원격진료, 원격수술이나 원격진단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이며, 원격진료는 소위 대면진료를 원격통신기술을 이용해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구성과 역할 및 의미를 가진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단순히 찬반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반면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진료는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허용되는 경우 의료계에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선, 지리적 제약을 뛰어넘는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대형병원 쏠림화가 가속화된다는 지적이다. 노 회장은 “누구나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원하기 때문에 원격진료는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병의원 배분의 불균형을 가속화시키고 중증질환 진료중심으로 나아가야 할 대형병원이 외래진료에 매달리고 있는 기형적 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차의료기관의 붕괴와 의료 접근성 악화도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의료접근성이 뛰어난 이유는 동네마다 촘촘히 들어선 개인의원들 덕분”이라며 “이 개인의원들은 모두 ‘지리적 접근성’에 기반해 생존하고 있다. 원격진료의 허용은 결국 지리적 접근성에 기반해서 생존해 온 동네의원들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고 이로 인해 오히려 의료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법규의 부재도 원격진료 반대사유로 꼽았다. 노 회장은 “원격진료에 따르는 ‘오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환자가 감수해야 하는가 아니면 의사에게 책임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원격의료 장비의 표준화조차 요원한 상황에서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안의 통과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실제 유헬스 산업 혹은 원격의료의 산업의 크기는 정부와 산업계의 주장보다 훨씬 작은 만큼 지나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정부와 산업계는 섣부른 원격진료의 실험이 5000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필수적인 의료체계의 기반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만일 정부와 산업계가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강행하는 경우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한 의사들의 매우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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