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사무장치과와 끝까지 싸워나갈 것”
“기업형 사무장치과와 끝까지 싸워나갈 것”
  • 박원진 기자
  • 승인 2013.07.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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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치협회장 “의료상업화 거대 세력 존재 실감”

때론 차분했고 때론 거침없었다.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비유가 자주 나왔다. 처음은 아니지만 가히 ‘비유의 달인’이랄 만했다.

“협회장은 회원들에게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김세영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무한책임론’으로 입을 열었다. 최근 법원의 공정위 과징금 건 기각 판결은 그에게나 치과계에 큰 충격이었다.

의료상업화와 반상업화 간 대리전

김 회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새로운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의료법 저촉은 철저히 무시하고 ‘장사 방해’만 걸고넘어진 공정거래위원회. ‘치과계 밥그릇싸움’이란 인식만이 고스란히 투영된 판결.

“의료정의 실현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의료산업화를 가장한 채 ‘의료상업화’를 추진하려는 거대한 세력이 있습니다. 이번 재판은 의료상업화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간 대리전이라고 봅니다.” 재벌, 대형병원, 일부 관료와 정책기조가 상업화 세력임은 물론이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3만 소총수들이 300개 미사일 부대와 싸우는 형국”이라고 했다. 상대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를 쏟아붓는 상황에서 협회의 자금과 조직력으로는 결코 만만한 싸움이 아니라는 것.

김 회장은 “협회 조직의 성격상 한계가 있지만, 그동안 정책생산과 홍보 등 외부와의 연대에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이 부분을 더욱 강화할 뜻을 밝혔다. 치협은 최근 상근 변호사를 채용했다. 케이블방송 등 홍보수단을 적극 모색하고 총회를 통해 대내외 홍보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의료법으로 끝까지 싸운다

▲ 김세영 치협회장(왼쪽)과 김철신 정책이사가 기자들에게 협회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세영 집행부는 그동안 불법네트워크, 불법피라미드형 치과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여론을 형성했고, 마침내 의료법 개정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지금은 규제의 과정을 밟는 로드맵이 진행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복지부의 정책의지가 관건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몰아붙일 수도 없다. 자칫 ‘직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어서다.

치협은 공정위 건 대법원 상고와는 별도로 ‘기업형 사무장치과 척결’을 위한 싸움을 지속할 방침이다. 유디치과를 기업형 사무장치과로 규정하고 의료법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단순한 유디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상업화 세력과의 싸움이므로 의료법의 의의를 부각시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연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완전척결을 내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후회 없이 싸워 분명한 성과를 내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화론’은 일축했다.

“대화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에요. 그쪽은 심지어 협회가 과징금을 축소하려고 항고했다며 우리 집행부를 흠집내고 있기까지 합니다. 계속 싸워야 이길 수 있습니다. 회원들이 협회를 격려하고 힘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

현안 설명을 위해 전문지 기자들과 함께한 15일 협회장 간담회는 격식 없는 자리로 이어졌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힘들다. 몸도 몸이지만 진정성을 몰라줄 때가 외롭다. 그렇다고 물러서진 않는다. 치과계를 위한 사명감으로 더욱 힘을 낸다”고 답했다.

협회장 선거 재출마를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현 집행부의 정책기조가 유지돼야 합니다. 기조가 바뀌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그때 가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일이에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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