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술교정, 우리가 ‘선교’하겠다
선수술교정, 우리가 ‘선교’하겠다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3.12.11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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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수술교정학회 황현식 초대회장 “성형외과 선수술 무책임”

 

▲ 선수술교정학회 황현식 초대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첫 번째는 환자를 위한 것이다. 턱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두 번째는 치과계를 위해서다. 수술교정에 대한 전문적인 학술활동으로 턱수술을 치과의 고유영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은 수술교정에 관심이 있는 젊은 교정의를 위해서다. 선수술교정 및 수술교정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전공의 등 젊은 교정의를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나가겠다.”

지난 7일 서울대치과병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가칭)대한선수술교정학회 창립행사에서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전남대 황현식 교수는 환자, 치과의사, 그리고 젊은 교정의들을 위해 선수술교정학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술교정은 전문적인 진료분야여서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대규모 학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황 교수는 관심 있는 몇몇 교정의, 외국의 선수술교정 임상가들을 규합해 국제적인 연구회를 만들 생각으로 학회 창립에 마음을 굳혔다.

황현식 교수는 지난 4월 성인교정연구회에서 스가와라교수를 초청해 선수술교정 특별강연회를 개최했을 때를 회상하며 “젊은 교정의들, 특히 교정과 전공의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젊은 친구들이 선수술에 이렇게 관심이 많구나’라는 생각에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학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를 창립하기 위해 전국의 교정학 교수들에게 선수술교정 관련 학술모임을 만들자는 내용의 편지를 발송했다. 놀랍게도 11개 치과대학 모두가 긍정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 대한선수술교정학회 창립행사가 지난 7일 서울대치과병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선수술’이란 단어를 싫어하는 교수들도 있지 않나.

“사실 우리 치과대학의 교수들 중에서도 선수술교정을 안하는 분들이 더 많다. 오히려 선수술이라는 단어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그런데 그런 교수들이 학술모임에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지지해줬다. 왜냐하면 턱수술을 원하는 환자, 치과계, 젊은 교정의를 위한 마음만은 모두 같기 때문이다. 전국치과대학 교정학 교수 모두의 명의로 학회가 발기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성형외과에서도 ‘선수술’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선수술이라는 것은 이름 그대로 먼저 수술을 한다는 것인데, 수술 먼저 한다고 다 똑같은 선수술이 아니다. 현재 다수의 성형외과에서 ‘선수술을 한다’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것은 교합을 고려하지 않거나 무시하며 수술하는 무책임한 수술이다.

‘성형외과에서 턱수술을 하면 좀 더 예쁘게 되지 않을까’하는 심리로 환자들은 성형외과를 방문한다. 일반인들의 입에서 선수술이라는 말이 자꾸 나오니 교정과 교수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뿐이다. 대다수가 알고 있는 선수술과 우리 교정의들이 말하는 선수술은 전혀 다른 것이기에 환자들 입에서 먼저 ‘선수술’이라는 말이 나오면 좀 짜증스럽기도 하다.”

‘선수술’과 ‘선수술 교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성형외과의사들이 하는 선수술은 외모 개선만을 고려한 것이다. 교합은 신경쓰지 않고 오직 외모개선만을 위해 수술을 한다. 상악골과 하악골의 위치관계 결정시 교합은 고려하지 않고 수술을 하고 있다. 고려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결국 환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일부 성형외과에서는 구강외과 의사를 고용해 교합을 고려한 수술을 한다고 말로만 선전하고 있다. 교정과 선생들이 구강외과 선생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대답한다. ‘선수술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교정의가 결정해야 한다’고.

수술시 가장 중요한 스플린트, 즉 수술교합 형성은 수술 후 교정치료를 할 교정의가 해야 한다. 수술 후 교정을 미리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야 하므로 교정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선수술은 외모 개선뿐 아니라 교합을 고려한 수술교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선수술 교정’에 대해 많은 교정의들이 부담스러워 한다. 선수술교정학회의 전망은.

“수술을 먼저 하면 그 혜택은 환자에게 돌아간다. 교정치료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춰 수술교합을 형성해야 한다. 특히 교정의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술이 잘 돼도 신경 쓸 부분이 많고 수술이 조금만 잘못돼도 교정치료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의 일이다. 최근 3차원 영상도입과 새로운 영상분석이 고안되면서 정확한 수술교합의 형성, 과두위치 평가 및 그에 따른 대처법 개발로 이제 선수술은 보편적으로 치료가능한 술식이 됐다.

미국 임상교정학술지의 편집장은 이미 2004년에 편집자 글에서 선수술을 언급하며 가까운 미래에 정식 술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학회 창립행사 때 대한치과교정학회 황충주 회장의 격려사처럼 선수술교정학회의 앞날은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선수술교정에 필요한 3차원 영상연구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앞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 황현식 선수술교정학회장

황현식 교수는 환자의 안정적인 교합을 위해 개발된 선수술 술식이 일부 무책임한 성형외과 때문에 무분별하게 시술돼 선수술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가 있게 된 점을 탄식했다.

제대로 된 선수술교정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부 교정의들마저 막연하게 선수술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현실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이유가 결국 학회까지 결성해 선수술교정 연구 및 학술활동을 벌이는 동기가 됐다.

치과계 일부에서는 아직 선수술 교정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날 창립기념 학술대회 강연은 그냥 ‘선수술’을 할 경우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었겠지만 ‘선수술교정’을 할 경우 환자에게도 실제적으로 혜택을 준다고 강조했다. 선수술이 과거에는 어려웠지만 이제는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가능하게 되었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한선수술교정학회 창립 발기문의 부제 ‘선수술교정,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는 말은 결코 그냥 한 말은 아닌 듯하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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