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 R&D 포션, 역량 비해 너무 미흡”
“치의학 R&D 포션, 역량 비해 너무 미흡”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5.06.01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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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완 치과기기연구회장…전문화로 타 분야와 동반성장 강조

 

▲ 신상완 신기술치과기기연구회장

우리나라에서 치과 의료기기의 발전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임플란트와 교정, 보철 등 치과의 학문적 성과를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치과 의료기기도 주목받고 있지 않을까?

치과 의료기기의 개발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신기술치과기기연구회 포럼’이 지난달 28일 고대구로병원 의생명연수센터 1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 포럼을 주관한 신상완 연구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치과 의료기기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 이번 신기술치과기기연구회 포럼의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신기술치과기기연구회는 산자부 산하의 의료기기 관련 10개 연구회 가운데 지난해 6월에 8번째로 출발했다. 연구회는 정부와 민·관 연구기관, 학계 등의 R&D 관련 인사들로 구성됐으며, 이번 포럼에도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우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허영 의료기기 PD가 ‘의료기기 상생포럼 및 산업부 의료기기 R&D 지원 현황’을 소개했고,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 책임자인 박해대 연구관이 ‘치과재료 의료기기에 대한 허가 심사의 이해’를 주제로 설명했다. 첨단의료기기지원센터 강태건 부장의 ‘치과 의료기기 산업 및 시장 동향’도 유익한 강연이었다.

치과계에서는 허중보 부산대 교수가 ‘3D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한 치과용 조직재생 의료기기 개발 연구’에 대해, 정필상 단국대 교수가 ‘임상의사로서 레이저 광의료기기의 개발 경험’을 주제로 강연했다. 아울러 CBCT와 구강스캐너, 합성골이식재, 3D 프린터 등 새로운 제품과 기술에 대한 소개도 진행돼 참가자의 이해를 도왔다.”

- 한국의 치과 의료기기 산업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국내 3000여개 의료기기 업체 가운데 상위 30개 중에서도 우수의료기기 업체 9개가 치과 의료기기 업체다.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도 좋고 해외수출도 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의 전체 의료기기 중 치과의 규모는 5~6%에 불과한 반면 우리는 18~20% 정도를 차지할 만큼 크다. 그러나 정부의 의료기기 관계자 가운데서도 치과계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적고, 일반 국민들도 치과를 30개 과 가운데 하나로 인식할 뿐이다.

그 결과 2013년 정부의 총 R&D 투자 규모는 16조9000억원이었으나 보건의료 R&D 투자는 1조2000억으로 전체의 7.1%에 불과했다. 더구나 치의학은 보건의료 R&D 포션 역량에 비해 너무나 미흡하다. 앞으로는 큰 틀에서 성장 가능성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치과 의료기기의 개발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리고 있다.

- 그렇다면 해외의 R&D 투자 규모는 어떤가.

“선진국으로 갈수록 보건의료 R&D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4년 R&D 규모는 1444억 달러였으며, 보건의료는 325억 달러로 국방비 746억 달러 다음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EU와 영국, 일본 등도 미국을 따라가는 형국이다.

한국은 현재 7%대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 15%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를 가진 국민들이 삶의 질 향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 치과의 R&D 비중을 늘리는 데 시급한 것은.

“정부 관련부처도 그렇지만 치과계 스스로도 치과 의료기기의 성과를 잘 모르고 있어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치의학은 해부학적 범위가 좁을 뿐 진료영역의 다양성은 가장 넓다. 바이오로지칼부터 엔지니어링, 바이오머테리얼 등 다양한 재료는 물론 학문적으로도 교정은 물리학, 구강외과는 수술, 보철도 새로운 대체재의 개발 등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치과가 다른 모든 분야와 동등하게 발전하려면 전문화가 돼야 한다. 전문의 제도만 해도 그렇다. 의과와 같이 의료보험 도입 이전부터 전문화가 이뤄졌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또 이번 총회에서 복지부가 직접 설명하며 통과를 요청했을 때가, 우리가 복지부와 협상을 하는 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결과적으로 놓쳤다. 앞으로 치과계의 중지를 모아 해결해야 한다.”

-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 치과계가 세계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학원이나 전공의 교육 여건이 우리처럼 좋은 곳은 세계에서도 드물다. 월급을 받으며 수련하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좋은 모델을 잘 살려 치과계가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나아가 개업 치과가 치과산업과 같이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2년 전쯤 자료를 보면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전체 환자의 45%를 진료하면서 전문화도 가속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치과계는 전체 환자의 0.2%가 치과병원에서, 2.8%가 치과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어 포션이 너무나 적다. 이것을 넓혀야 한다.

치과계가 보건의료계의 전체적인 큰 틀을 보고 어떻게 나아갈지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의 치과의료 이용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20%인데 미국은 40%로 두 배다. 그럼에도 미국은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 2020년까지 20개의 치과대학을 신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스베가스에도 치과대학이 설립됐는데, 우리도 치과의 진료 영역을 넓히고 환자가 치과 진료를 많이 받게 하는 등 시장을 개척하면 조만간 치과의사가 부족한 시대가 올 수도 있다.”

- 다른 분야는 어떻게 하고 있나.

“대전에 있는 국립한의학연구원은 연구 인력만 350명이다. 운영비의 80%는 정부에서 지원하고, 20%만 연구과제 개발로 충당한다. 이에 비해 치과는 연구원 숫자 자체가 적어 기술수요조사 기획을 못하므로 대상과제 선정 건수 자체가 적다.

의과도 대학마다 각종 연구소가 수도 없이 많고, 정부기관 연구소도 많다. 치과에서 1개의 연구 과제를 낸다면 한의과는 10개, 의과는 100개를 낸다. 연구원을 빨리 늘려야 한다.

미국에서 보건의료계의 20년 내 가장 유망한 직종은 의과학자로 꼽혔다고 한다. 우리도 치과의사이면서 Ph.D를 가진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한다. NIH 과제는 임상의사이면서 연구하는 사람, 개발자와 사용자가 함께할 때 효용성 높아진다. 산·학·병원이 함께 연구하는 가운데 병원 중심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 치과 의료기기 R&D의 전망은 어떤가.

“최근 서울치대에서 금년도 의료기기 개발과제 3개 가운데 하나를 배정받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 이 과제는 매년 10억 원씩 5년간 50억 원을 지원 받는 것이다. 이처럼 치과 의료기기 R&D의 전망은 매우 밝다.

치조골 결손 및 위축부의 재건에 있어서도 과거 단순한 인공골 이식방식에서, 현재는 골생성 기전에 따른 다양한 골형성 인자를 유리할 수 있는 재료가 개발되고 있고, 치료 분야에 있어서도 구강 내 스캐너와 보철물 제작 CAD/CAM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제작 기간의 감소를 가지고 오고 있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분야의 발전은 현재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 상호 연계되고 통합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진단에서부터 치료 종결까지 디지털 기기와 신규 재료가 연관된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발전되고 있다.

이제 치과계도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전에 따른 패러다임의 변화로 과거의 구태의연한 치료계획 및 진료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한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자만이 변화하는 미래를 받아들이고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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