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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전선 확대?‘자살예방사업’부터 ‘전문약 사용’ 까지 건건이 충돌 … 의협 “대립 아닌 의견 차이일 뿐”
박수현 기자 | admin@dttoday.com | 승인 2018.07.03 09:10

대한의사협회가 타 보건의약단체들과 날 선 대립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약사계와는 방문약사제도, 약사회의 자살예방사업 등으로, 한의계와는 전문약 사용 문제로, 병원계와는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방법의 차이로 반목하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새 집행부가 시원하게 할 말은 한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전선을 너무 확대시키는 것 같다”며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아군은 없고 적군만 계속해서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건보공단·약사회 ‘자살예방사업’ 두고 처방권 논란

의협은 이달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한약사회와 진행하는 ‘약국 참여 자살예방사업’에 대해 “면허체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사업”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이 사업은 의료인이 아닌 약사에게 환자에게 문진 등의 진찰을 인정하는 시범사업으로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환자의 의료정보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도 위반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자살과 관련한 상담은 정신건강의학 전문영역인데 의학을 배운 적도 없고 의료인도 아닌 약사가 자살에 대해 상담을 한다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성명서를 통해 의협을 지원했다. 이들은 “약사가 자살위험자를 치료기관으로 인도하는 게이트키퍼 교육을 받는다면 괜찮지만, 치료 초기 부적절한 개입은 반대로 올바른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며 복지부가 채택한 대한약사회의 사업계획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내다봤다.

의협은 방문약사 시범사업과 서울시의 ‘세이프약국’ 확대를 경계하며 해당 사업의 전면 철회와 더불어 의약분업의 재평가를 요구했다.

의협은 “의사 처방권과 국민 건강권을 심각히 침해할 우려가 있고 의약분업 폐단의 땜질식 처방에 불과한 방문약사 시범사업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며 “의약분업의 전면 재검토를 위해, 복지부와 의협, 약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약분업 재평가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건보공단과 약사회는 “방문약사제도는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없다”며 “올해 빈곤계층 노인 대상의 자살예방 시범사업을 주관하며 소기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의협과는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전문약 사용’ 등으로 갈등

의협은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과 ‘전문약 불법 사용’ 등을 이유로 대한한의사협회와도 충돌하고 있다.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과 관련해서 최근 법제처는 ‘보건소장 임용자격을 의사면허 소지자로 제한한다’는 조항이 ‘불합리한 차별법령’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한의협은 법제처의 뜻을 환영하며 관계법령 개정을 촉구했고, 의협은 “의사 보건소장 임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의협은 전문약 사용과 관련해서도 한의협과 충돌 중이다. 특히 최근 한의협이 지난 5월12일 열린 한의사협회 제9차 정기이사회에서 신바로정, 레일라정, 에피네프린,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 등의 전문의약품 처방을 촉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자의 대립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의협은 “의과 의약품을 사용하고, 의과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한방행위가 아니다. 의과 의약품을 사용하고, 의과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한의사는 더 이상 한의사가 아니다”라며 “정체성을 상실한 한의사 제도의 폐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지난달 27일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한의협과 협회장, H제약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한의협 측은 “약사법에 대한 부족한 이해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관련기관과 이미 논의 중인 내용이며 앞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병협, 문재인케어에 대한 접근법에서 의협과 차이점 보여

앞서 두 단체만큼은 아니지만 의협은 대한병원협회와도 의견대립 중이다. 병협이 ‘문재인 케어의 큰 뜻에 동참하겠다’며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등 견제를 병행해 나간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때문이다.

특히 의협이 정부와 MRI 급여화를 논의하면서 병원계와 창구단일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병원계의 입장이 다소 다른 만큼 정부와 별도 논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양자의 입장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26일 제1차 MRI 급여화 논의에서 의협은 7개 관련학회와 대정부 소통창구는 일원화되었다고 밝혔지만, 끝내 병협과는 하나로 모으지는 못했다.

병협 관계자는 “의협의 의견과 관계없이 복지부와 병협 산하단체와의 의견교환이 필요해 별도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며 “보험회의는 실무적인 사안이 많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은 의협과 복지부와 별도로 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병협의 움직임과 관련해 “대정부 강경모드로만 일관하고 있는 의협과 입장을 함께하기에는 병원계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수가협상에서 높은 인상률 등 실리적인 부분은 병협이 챙겨가고 있다”는 등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최근 상황과 관련 “대립각이 아니다. 의견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견이 다른 것을 대립각을 세운다고 하면 가족끼리, 친구끼리는 대립이 없나. 의견이 달라도 가족은 가족이고 친구는 친구”라며 “의협은 국민 건강을 위해 대한민국 의료환경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논의된 의견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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