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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확대 놓고 약사회-편의점 갈등 심화약사총궐기대회 이후 양측 ‘난타전’ … 여론은 약사회에 ‘불리’ … 8일 심의위에 이목 ‘집중’
이동근 기자 | admin@dttoday.com | 승인 2018.08.06 08:38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를 두고 약사계와 편의점 업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론은 약사계보다는 편의점 업계를 두둔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8일 보건복지부가 ‘편의점 상비약 지정심의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대한약사회의 입장이 곤란해질 분위기다.

편의점협회-약사회, 대립 갈수록 격화

양측의 대립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편의점산업협회가 지난달 7월29일 청계광장에서 실시한 약사총궐기대회에 대해 “‘국민건강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반대를 위한 집회”라고 지적하면서부터다.

편의점협회는 고려대 산학협력단 최상은 교수의 ‘안전상비약품 판매제도 시행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인용, 안전상비의약품에 품목 확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부족하므로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43.4%, ‘축소해야 한다’는 2.9%로 나타났다며 소비자들은 확대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 대한약사회는 정부의 편의점 판매약 확대에 반대하며 궐기대회를 7월29일 청계광장에서 개최했다.

이에 약사회는 1일 “편의점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폭염에도 불구하고 개최된 약사궐기대회를 폄하하고 편의점 판매약의 부작용이 미미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편의점협회를 비난했다.

이어 “가맹점에 대해 30~35%의 과도한 수수료를 징수해 국민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편의점 본사, 이들을 대변하고 있는 편의점산업협회가 의약품에 대한 탐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결과에 의하면 편의점 판매약에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소비자가 43.5%에 달하고 있고, 편의점 의약품 판매 이후 10.1%의 소비자가 의약품을 더 자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또 “의약품정책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편의점약 판매업소의 71,7%가 판매수량 제한 등 약사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판매업소의 20.4%는 24시간 영업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편산협과 편의점 본사들은 별다른 자정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서울 내 한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협회는 3일 “약국들이 휴무일 영업과 심야영업을 기피하면서 편의점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를 반대하는 건 이중잣대”라며 비난했다.

편의점협회는 “야간에 영업하는 심야약국은 33곳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편의점은 약국이 문 닫는 야간과 휴일에 구급상황 발생 시 안전상비의약품을 공급하는 사회안전망으로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사들이 편의점 약 판매와 품목 조정을 반대하는 행위는 이기주의적인 것”이라며 “같은 약이라도 약국에서 팔면 안전하고 편의점에서 팔면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2017년 5년간 전체 매출의 평균 약 0.2%에 불과하다”며 수익성만을 위해 안전상비의약품을 파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론은 약사회에 불리 … 시민단체뿐 아니라 인터넷 여론도 ‘반대편’

상황은 약사회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시민단체의 대표격 단체 중 하나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편의점 판매 상비약 품목 확대에 나서야 한다”며 약사회에 대해 ‘직역 이기주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실련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은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해 치료할 수 있는 자가치료가 가능한 의약품”이라며 “약사회가 약물 오남용의 우려로 편의점 상비약 판매 확대를 반대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 경제 매체가 보도한 ‘약사회 “월 450만원씩 주면 심야약국 운영, 편의점서 상비약 팔지 말라”’는 기사도 약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불을 질렀다.

4일 올라온 이 기사에 따르면 약사회는 3차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심야약국 이용 실태조사와 운영 비용편익 분석’ 자료에서 “약사들은 약국 한 곳에 시간당 4만5000원씩(1일 심야 5시간, 주5일 근무 기준 월 450만원)을 지원하면 심야약국을 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약사회가 직접적으로 450만원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기사 제목을 보면 충분히 독자들은 그렇게 오해할만한 내용이었다.

이처럼 자극적인 기사 제목에 네티즌들은 “약국은 소비자들에게 약 복용에 대해 구두와 서면으로 지도받은 적이 없다”, “약사 없애고 자판기 형태로 운영도 충분히 가능” 등 약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약사회는 4일 바로 반박자료를 통해 “공공심야약국 운영비용 요청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발표한 바 없다”며 “편의점 판매약 논란에 대한 본질보다는 악의적 여론형성을 통해 본질을 덮고 경제계 입장을 대변하려는 의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양자의 대립은 8일 심의위에서 결론 날 듯

약사계와 편의점 업계 양자의 대립은 결국 8일 열리는 제6차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심의위는 의사와 약사, 일반 소비자, 편의점 업체 관계자 등 각계 이해관계자 10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편의점 상비약 품목을 교체하거나 15개로 확대·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차까지의 회의에서 약사회의 적극적인 반대 때문에 현재의 품목 유지 여부와 겔포스와 스멕타 2종의 신규 품목 추가에 대한 표결조차도 이뤄지지 못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여론을 이용해 더 이상 회의를 연기하지 않고 어떤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6차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온다면 양자의 대립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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