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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삭발…“의료사고 의사 구속 묵과 못해”
박수현 기자 | admin@dttoday.com | 승인 2018.10.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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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복부 통증을 변비로 오인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 3명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인 상황이므로 구속은 과도하다며 석방을 촉구했고, 전국의사총연합회는 의사의 자존심이 짓밟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성남지원은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8세 어린이를 변비로 오진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전모(42세, 여) 씨에게 금고 1년 6개월, 송모(41세, 여)씨와 이모(36세, 남)씨에게 금고 1년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X-레이 사진에 나타날 정도의 흉수라면 심각한 질병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데도 적극적인 원인 규명이나 추가 검사가 없어 업무상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최대집 회장 “의사 전지전능한 존재 아냐… 의료 본질 무시한 판결 묵과 못해”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25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의료의 특성을 무시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로 의사들 사이에서 방어진료가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의사의 진료 행위는 본질적으로 선한 의도가 전제돼 있으며, 최선을 다해 진료해도 결과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의료의 본질적인 한계”라며 “최선의 진료를 했음에도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금고형을 선고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실형을 받은 의사의 석방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국회에는 수십 건의 의사면허를 정지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고, 구속까지 되는 등 점차 가혹한 환경에서 과연 의사들이 이 사회에 필요한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지 않은 채 의사들에 과도한 업무량을 요구하면서도 처벌을 강화하고, 면허 취소법안을 발의하는가 하면 거액의 손해배상을 통해 가혹한 책임을 묻고 있다”며 “엄중한 사태에 대해 항의하며, 이번 사태를 묵과하지 않겠다.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구속되는 현실”이라며 “이런 사회에서 제대로 의업을 수행할 수 없다. 법정구속은 의사인권에 대한 사망선고다. 13만 의사 모두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회원들의 단결과 행동을 촉구했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의무이사는 “이번 의사 구속 사태는 의사들로 하여금 의료현장을 떠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재판부는 각성하고 해당 의사들을 당장 석방하라.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전의총 “판사가 오심을 하듯 의사 역시 오진할 수 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법원의 이같은 판결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의총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의사들 역시 사망한 어린이가 너무나 불쌍하고, 유가족의 슬픔에 지극히 공감하고 있지만, 고의성이 없는 의사의 단순 오진으로 인한 사망이 언제부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판사가 오심을 할 수 있듯이, 의사 역시 오진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한 번의 오진으로 법정 구속 등의 형사처벌을 받고 면허가 취소되는 이 나라에서 맘 편히 진료할 자신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전의총은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고, 진료의 자유마저 박탈하며, 고유 권한인 진료를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이 지금까지 정부가 의사들에게 해온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무서운 현실은 날이 갈수록 더해간다. 전공의들도 조만간 어느 병원의 봉직의로, 아니면 개원의로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절대 남의 일이 아닌 이 현실을 우습게 보지 말고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의총은 “의협도 더 이상 협상을 운운하는 정부에 끌려 다니지 말고, 대정부 투쟁에 앞장서라”며 “너무도 많은 악법과 너무도 나쁜 의료제도, 그리고 의사의 마지막 보호장치 마저 무참하게 짓밟아버린 사법부를 향해, 우리의 요구를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는 우리의 울분이 너무도 많다. 이제는 참지 말고 일어서서 싸우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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