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90개국에 있는 간호법, 우리만 없다”
“세계 90개국에 있는 간호법, 우리만 없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11.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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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으로 나온 간호사들 ... ‘간호법 제정’ 촉구
간호사단체 “여야 3당 간호법 제정 협약 지켜달라”
신경림 회장 “의사협회, 허위사실 유포 즉각 중단하라”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가운데 초록옷)과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가운데 초록옷)과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국회 심의 절차 돌입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2시, 단독간호법안(간호법, 간호·조산사법 등 3건)의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간호사결의대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대한간호협회 산하 16개지부 소속 현장간호사와 간호대학생, 내빈 등 500여명이 참여해 간호계의 오랜 숙원인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이 자리에서 “초고령사회에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간호인력 확충과 간호법 제정은 이 시대에 변할 수 없는 대명제이자 진리”라며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협약을 맺은 여야 3당은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의사들의 직역이기주의와 권력적 형태로 인한 폐해는 우리사회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체계를 혼란시킬 것이라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국간호대학 KNA 차세대 간호리더연합 박준용 회장은 “세계 90개 국가에 있는 간호법이 우리나라에만 없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소중한 의료자원인 젊은 예비간호사들이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지 않도록 간호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밥도 제때 못먹고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한 채 뛰어다니는 현실”

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울에 근무하는 20년차 간호사는 “밥도 제때 못먹고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한 채 뛰어다니며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우리 간호사의 현실”이라며 “감염대란 속에서 피와 몸을 갈아 넣어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간호사를 보호해 줄 법은 없다. 간호법 제정에 국민적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결의대회에 참여한 간호사들과 간호대학 학생들에게 간호법이 사상 처음으로 법안소위까지 올라온 것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현장 간호사들 [사진=이지혜]
결의대회에 참여한 현장 간호사들 [사진=이지혜]

17년차 현장 간호사 A씨는 “의사한테 의료법이 있듯이 간호사한테도 간호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안이 제정된다면 더 좋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 속에 헌신적으로 일하는 간호사들을 보며 영웅이라고 하는데, 정작 대접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간호사의 입지가 명확해지기 위해 법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독간호법안(간호법, 간호·조산사법 등 3건)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간호사결의대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이지혜]
단독간호법안(간호법, 간호·조산사법 등 3건)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간호사결의대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이지혜]

간호대학 재학생 B씨는 “학생으로서 크게 와 닿지 못했는데 직접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느꼈다”며 “미래의 간호사로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경림 회장은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체간의 분쟁이 아닌, 서로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머리를 맞대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간호사들은 현장에서 애쓰며 일하고 있다. 간호사들의 힘듦과 어려움을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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