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호소하던 흉부외과마저 정부 비판 가세
의사 부족 호소하던 흉부외과마저 정부 비판 가세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4.03.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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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 의료, 포퓰리즘 의료정책으로 무너뜨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 위협, 대국민 사과와 해명 촉구”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성명 발표 “남은 시간 많지 않아”

흉부외과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와 함께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진료과목이다. 이 때문에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평소 정부에 흉부외과 의료인력 확충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런데, 흉부외과 의사들마저, 윤석열 정부의 의료 정책에 등을 돌리면서 우리나라 필수·응급·중증의료체계가 급기야 파국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이하 학회)는 10일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의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의료 정책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라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미래 의료개혁이라는 자의적 목표 아래, 현재의 국민 건강과 생명, 의료제도를 무너트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회는 “2024년 2월 19일, 정부가 발표한 일방적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은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다”며, ”그동안 대한민국 대부분의 의료진은 헌신과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 왔지만, 정부의 일방적 포퓰리즘 의료정책은 대한민국 의료에 심각한 균열을 만들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학회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의업 포기를 밝힌 의사들은 정부에 의해 준 범죄자로 매도되었고, 정부정책을 반대하지만 병원에 남은 의사들은 번아웃의 위기 속에서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 반면, 정부는 협상과 설득 대신 압박과 강압을 선택했다”고 성토했다.

학회는 특히 “우리는 기피과라는 오명 또한 환자의 생명과 국민건강이라는 대의를 위해 참아왔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킨다는 목표에 동감하며, 현 정부의 대통령인수위원회, 보건복지부 등과 필수의료의 발전 방향을 논의해 왔으나 정부는 그동안의 논의와 전혀 다른, 근거 없는 일방적 의료정책을 발표, 흉부외과의 미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100여명의 전공의도 설득 못하는 정부가 무슨 의료개혁을?” 

학회는 이어 “현재, 전국의 흉부외과 전공의는 78명뿐인데, 이 얼마 안되는 흉부외과 전공의들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났고 아직 전공의가 되지 못한 29명의 신입 전공의 희망자들조차 혼란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희생을 각오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해, 모두 기피하는 흉부외과를 선택한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의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정부가, 국가의 필수의료를, 대한민국 미래의료를 (어떻게) 지킬 수 있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회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라뽀(Rapport)를 갈라놓은 것은 정부이지 의사가 아니다. 현재의 시간은 누구의 것도 아닌 환자의 시간이다. 모두가 한계인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 제일의 의료 시스템이 자기 파괴적 의료 정책으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모든 사안은 원점에서 재논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그러면서 “100명도 안되는 흉부외과 전공의마저 정부의 압박과 강압에 못이겨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는 설득과 협조의 대상이지 압박과 강압의 대상이 아니다”며, “정책을 설득할 근거가 부족하다면, 협력의 명분조차 찾지 못한다면, 그 정책으로 국민들의 건강이 심각한 손해를 보고 있다면, 그리고 사과를 위한 용기조차 부족하다면, 그 정책의 시간은 종료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학회는 그러면서 “일방적·강압적 의료 정책 추진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정부에 대해 진심 어린 대국민 사과와 해명, 그리고 의대 증원 정책의 철회”를 촉구했다.

아래는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가 11일자로 발표한 성명서 원문과 요구사항 및 의견서이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성명서(원문)

2024년 2월 19일, 정부가 발표한 일방적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은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다. 일방적 정책에 반발한 학생과 전공의들은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대부분의 의료진은 헌신과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 왔다. 하지만, 정부의 일방적 포퓰리즘 의료정책은 대한민국 의료에 심각한 균열을 만들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의업 포기를 밝힌 의사들은 정부에 의해 준 범죄자로 매도되었고, 정부정책을 반대하지만 병원에 남은 의사들은 번아웃의 위기 속에서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 반면, 정부는 협상과 설득 대 신 압박과, 강압을 선택하였다. 정부는 미래 의료개혁이라는 자의적 목표 아래, 현재의 국민 건강과 생명, 의료제도를 무너트리고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는 반세기가 넘도록 낮은 수가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와 땀, 때로는 생명을 바쳐가며 국민의 건강을 지켜왔다. 기피과라는 오명 또한 환자의 생명과 국민건강이라는 대의를 위해 참아왔다. 우리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킨다는 목표에 동감하며, 현 정부의 대통령인수위원회, 보건복지부 등과 필수의료의 발전 방향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그 동안의 논의와 전혀 다른, 근거 없는 일방적으로 발표된 의료 정책은 흉부외과의 미래를 무너뜨리고 있다.

현재, 전국의 흉부외과 전공의는 78명뿐이다. 이 얼마 안 되는 흉부외과 전공 의들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났다. 아직 전공의가 되지 못한 29명의 신입 전공의 희망자들은 혼란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희생을 각오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해, 모두 기피하는 흉부외과를 선택한 100여명의 전공의가 정부에게는 보잘 것 없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들은 한없이 소중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다. 이들이 없다면 대한민국 흉부외과의 미래도, 필수의료의 미래도 없다. 정부는 이들에게 의료 이탈자라는 오명을 씌우고 있다. 100여 명의 흉부외과 전공의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정부가, 국가의 필수의료를, 대한민국 미래의료를 지킬 수 있는가?

“흉부외과 의사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흉부외과는 지난 반세기동안 그래 온 것처럼,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전공 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을 지켜낼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료의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노력할 것이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라뽀(Rapport)를 갈라놓은 것은 정부이지 의사가 아니다. 일방적 의료 정책의 강압적 추진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 현재의 시간은 누구의 것도 아닌 환자의 시간이다. 모두가 한계인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 제일의 의료 시스템이 자기 파괴적 의료 정책으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전 국민 5,000만명 중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의조차 설득할 수 없는 정책으로는 미래의 의료를 살릴 수는 없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는 설득과 협조의 대상이지 압박과 강압의 대상이 아니다. 정책을 설득할 근거가 부족하다면, 협력의 명분조차 찾지 못한다면, 그 정책으로 국민들의 건강이 심각한 손해를 보고 있다면, 그리고 사과를 위한 용기조차 부족하다면, 그 정책의 시간은 종료된 것 이다. 모든 사안은 원점에서 조건 없이 재 논의해야 한다. 우리는 이 사태가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 후, 임계점 아래에서 조속히 해결되기를 염원한다. 다시 한 번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와 정책 철회를 요청하며 이에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 학회의 요구사항을 아래와 같이 밝히는 바이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요구사항

1.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작금의 의료계의 혼란이 현 정부의 비합리적 정책과 일방통행식 추진에서 시작됨을 지적한다. 정책의 내용, 시기, 과속 추진의 사유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

2.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현 정부의 젊은 의료인들에 대한 권위주의적 제재 및 위협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젊은 의료인의 미래를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이들에 대한 부적절한 정부 조치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

3.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비합리적 2,000명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 의과대학 증원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의료 및 사회 전문가로 이루어진 협의체를 구성, 원점부터 조건 없는 재 논의를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4.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필수의료 위기상황에 대한 기본 조사 과마저 부정확한, 필수의료 패키지의 무용성을 지적한다. 정부의 실태 조사, 수가 재 산정, 구조적 개선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과 재정조달 계획을 포함한 필수의료 구체적 대책을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5.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미래의 의료 현장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일방적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사욕을 기반으로 교육자의 본분을 망각 하고 동의한 대학 당국자들에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

6.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함께 지켜온 타 직역 의료인들에 대해 깊은 신뢰와 존경을 보내며, 포퓰리즘적 의료 정책에 대항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연대를 제안한다.

7.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현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입장 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인 전공의를 지 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

2024년 3월 11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의견서

“의료계를 무시한 일방적 포퓰리즘 의료정책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 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지난 2월 19일, 정부가 갑작스럽게 발표한 일방적인 의료 정책은 우리나라 의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현재 의대 정원의 60%가 넘는 정원 2,000명 급격한 확대와 필수의료 패키지라는 공허한 정책으로 인해 반대의견을 밝힌 학생과 전 공의들은 의료현장에서 사라졌다.

대한민국 설립 이후 의료계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왔다. 대부분의 의료진은 필수/비필수의료의 경계를 넘어 스스로를 희생하며 불철 주야 환자 곁을 지켰다. 그 결과, 우리 공공의료 영역의 상당부분을 의료진의 노력에 유지하고 지탱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좋은 진료를 모든 국민에게 빠짐없이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의료진의 자부심은 의료계의 큰 축이 되었고, 우리 사회의 구동력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필수의료의 공백과 고수익, 비보험 의료 시장의 비정상적 확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 점에 대한 논의는 무겁게 의료계 전문가와 정부 유관기관에서 논의되어 왔으나 의료계의 대안과 충언에도 정부의 대책은 방향을 잃고 지연되고 있었고, 때로는 의료계 내부의 알력과 논란으로 현실화되지 못하였다.

2024년 2월, 미흡했던 그간의 정부주도 의료 정책과 의료 환경의 구조적 문 제점에 대한 고민과 반성, 제도 개선에 대한 노력 없는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포퓰리즘 의료정책이 발표되었다. 갑작스러운 정책에 반대의사를 표한 의사들에 대하여 정부는 협의와 설득보다는 압박과 강압의 방법을 선택했다. 정부는 적극적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의업을 접으려 하는 전공의 및 의사들을 부도덕하며 준 범죄인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역사 이래의 의료진의 노력은 평가절하되었다. 우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무시하며 물질적 욕구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인간이 되었다. 정부의 필수의료 살리기와 미래 의료를 위한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진행되는 일방통행식 정책은 현재의 의료계를 파괴하고 있다. 수십년을 함께,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정부와 의료계의 공조는 균열이 생기며 무너지고 있다. 저임금, 고강도의 진료를 수행하며, 수련과 치료에 전념하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있다가, 현 정부의 의견을 반대의견을 명확히 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는 진료 이탈자가 되었고, 준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되었다. 정부의 의료 정책을 반대하지만 현재도 국민의 건상과 생명을 지키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번아웃에 몰리고 있다. 반면, 정부는 설득과 협상의 카드는 접어 둔 채, 압박과 강압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이야기하지만, 미래의 정책이라는 자의적 목표를 위해서는 현재의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가볍게 대하고 있다. 함께 국민의 건강을 책임 져왔던 의사들의 역할은 부정되고 있으며 충언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듯하다.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의 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일방적 의료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흉부외과는 의료 혼란의 과정 중에도, 필수의료의 중심에서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은 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지켜내고 있다. 반면, 정부의 필수의료 대책과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필수의료 정책의 적극적 수혜자가 될 흉부외과 의사조차 설득하지 못하고 있으며, 의료진에 대한 압박과 강압은 예외 없이 몇 명 남지 않은 흉부외과 전공의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현재 전국의 흉부외과 전공의는 78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정부의 의료 대책을 반대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다. 29명의 신입 흉부외과 전공의는 수련의 생활을 끝내고도 전 공의 업무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 의의 가치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입장은 다르다. 우리와 같은 길을 걷기 위해 희생과 어려움을 각오하고, 기피과라는 오명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온 흉부외과의 길을 자처한 이들은 흉부외과와 필수의학과의 미래이며, 국가적으로 소중한 자원이다. 이들이 없다면 흉부외과의 미래는 없다. 이들을 설득하 지 못한 필수의료 대책은 의미가 전혀 없다. 100여명의 흉부외과 전공의 조차 설득하지 못했다면, 정부는 새로운 의료 정책을 집행할 자격조차 없다. 우리는 필수의료의 중심에 서 있는 흉부외과 전공의 100여명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일방적 포퓰리즘 의료 정책을 추진하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고 있는 정부를 규탄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간의 모든 부적절한 의료 정책에 대한 반성이나 개선의 의지 없이 협상 자체를 근본적 부정하고 있는 신의를 모르는 보건복지부를 규탄한다.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밖에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이분법적 방법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그간의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희석시켜 현명한 국민을 우민화하고 있는 비상식적 정책을 규탄한다. 임상 현장 전문가의 어려움과 고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발표된 일부 연구자들의 의견을 절대선으로 포장하여 전 국민을 호도하는 정부의 행위를 규탄한다. 오늘도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있는 대다수 교수들과 임상 의사들의 고견은 배제한 채, 국가적 대사를 졸속으로 결정한 행정 편의주의적 의대 정원 확대안을 규탄한다. 이 모든 사안의 주체이며 책임자인 정부와, 학자의 의무, 사회 지도층으로의 책임을 버리고 사욕과 사리에 따라 일방적이고 포퓰리즘 정책에 동조한 대학의 총장과 학장들에게 유감과 규탄, 그 비굴함에 대한 동정을 보낸다.

“대한민국의 의학교육은 백년대계에 속하지 않는가?”

인간은 지나간 역사를 통해 미래를 배운다. 우리는 이미 서남대 사태를 통해, 교육 환경의 중요성과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낙후성에 대하여 배웠고 그 심각함을 고민해왔다. 낙후된 의대 교육 현실의 개선을 위해 많은 의과대학 교수들은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정부의 부족한 지원 하에서도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그 노력은 타 직역 교수의 반대와 정부의 난색으로 좌절로 귀결되기도 했다. 단 1명의 의대 교수 정원을 늘리는 일은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불가능이 다반사였고 의학 교육의 지원이나 전공의 교육을 위한 예산 신청은 삭감되기 일수였다. 갑자기 발표된 맥락없는 거점 국립대학의 의대교수 1,000명을 증원이 모두에게 희화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00명의 거점 의대 교수를 늘려 의학 교육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발언은 과연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 의료 교육은 백년대계가 아닌가?

보건복지부의 해명처럼, 기금교수나 임상 교수를 전임교수로 편재 변화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 및 국민 호도 정책의 결정판이다. 이미 의학 교육의 중추에 투입되고 있는 기금교수 등의 편재만 전임교수로 바꾸면 의대교육에 투여되는 실질 인력이 증가되는가? 인력 증원은 전혀 되지 않아도 엑셀 도표 속에서만 전 임교수 수가 변화되면, 의학교육의 질이 증가되는 것인가? 국민을 우민화 시키고, 눈을 가린 채, 원하는 정책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판단하는가? 실질적 교육을 담당할 교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같은 사람에게 기금교수 대신 전임교수의 명찰을 달아주면 그 사람이 2명으로 둔갑된다는 말인 가? 평소 의대 교수 증원을 반대하는 타 직역 교수들은 지금 왜 침묵하는가? R&D예산의 직격탄을 맞은 이공대 교수들은 왜 연대와 지지를 주저하는가? 수 백퍼센트 학생을 늘리자고 주장하는 총장들은 학생의 등록비에만 관심을 두고, 대학의 세력 확장에만 관심이 있는 속물일 뿐인가? 더 이상 당신들은 교육자가 아닌가? 2,000명의 학생을 늘린다면 필수과의 지원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수 효과는 과연 누가 생각해 낸 괴변인가?

30년 전, 현재와 거의 같은 인원의 의과대 학생이 있던 시절, 흉부외과 전공의 수는 현재의 3배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혹시 아는가? 정부의 낙수 효과 이론을 충실히 따른다면, 당시 의대생은 만명이 넘어 서야 했다. 1994년 낙수 효과 이론에 맞춰 정부는 우리가 모르는 7,000여명에 달할 의과 대학생의 명단을 함께 발굴할 의향이 있는가? 우리는 의대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그들의 고민이나 지향, 장래 지원 분야조차 조사 한적이 없이 추진한 2,000명 증원 계획의 근거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몇 명의 학생이 필수 의료를 선택하고, 어떤 이유로 필수 의료를 선택하는 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증원이 과연 근거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불과 2023년 의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의과 대학생 진료 희망 및 의식 조사를 권고했고, 상당 정부에 부분 협조를 구했던 흉부외과 학회의 의견을 왜 배제한 채, 비 과학적 백년대계를 수립하고 있는 지 정부는 대답해 주기 바란다.

“병원을 벗어난 전공의들을 배제하고, 현재의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

정부에게 진정 묻고 싶다. 대학을 떠난 학생들과, 사직서를 남기고 병원을 벗어난 전공의들을 배제하고, 의료 생태계를 멸절 시키면, 향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누가 지켜낼 수 있는가? 제2, 제3의 코로나19가 다가온다면 증원 의대생이 의사가 되는 10년을 기다리라고 국민에게 채찍질하려 하는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영국, 미국, 일본 유럽의 의사로, 동남아 아프리카, 제3세계의 의료로 우리 의료를 구원하는 반전을 마련하려 하는가? 그들의 의료가 어떤 것인지 국민에게 체험 시키는 것이 목적인가? 왜 현재 수많은 해외동포와 제3세계의 국민들이 우리의 의료를 부러워하며, 세계수준의 의료를 배우러 우리에 도움을 청하는 지 과연 모르는가? 한 명의 의사를 만들기 위해, 한 명의 흉부외과 의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 지 과연 모르는가? 이런 모든 것들을 무시한 결과로 독불장군식의 정책을 펼쳐 우리의 의료가 세계 최고 수준에서 불과 몇 년 안에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려 하는가? 미래의 당신의 눈앞에서 당신의 가족이 죽어갈 때, 현저히 떨어진 의료 교육 수준으로 현재와 같은 의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현재의 혼란의 타개책을 마련하지 않음을 개탄한다.

객관적인 OECD 데이터조차 취사 선택하여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현실과 정부의 괴변이 개탄스럽다. 55년간 피와 땀으로, 때로는 스스로의 생명으로 맞바꾸며 선배들이 이루어 낸 흉부외과의 오늘이 비합리적이며 급진적인 정책으로 무너질 것이 너무나 명확한 현실에 개탄스럽다. 개혁이 필요하다면 먼저 스스로의 과오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과연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과오에 대한 성찰을 한 적이 있는가? 외과의 꽃이라고 불리며 필수의료의 중추를 담당하던 심장혈관흉부외과가 어떤 이유로 기피과가 되었고 지금은 정부에 의해 낙수과로 낙인 되었는지 심도 깊은 고민한 적이 있는가? 고민의 결과가 충동적 의대정원 확대선행이라면 그 부족함과 경솔함에 비탄함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흉부외과에서 제안한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우리는 이미 2022년 초 대통령인수위원회에 국가주도 심장혈관흉부외과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청하며, 필수의료에 위기에 대한 진단을 요구하였다. 흉부외과와 필수의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우리 의견의 핵심이었다. 필수의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판단해야만 개선이 가능하다는 명확한 주장도 몇 차례에 걸쳐 전했으며, 모든 문제를 책자로 적시하여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공식 제출하였다. 정부주도의 실태 조사 요구에 대하여 그동안 아무 응답이 없었다. 흉부외과가 필수의료의 위기를 나타내는 ‘리트머스지’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우리에게 나타난 모든 문제점이 다른 필수의료과에도 결국 빠른 시간에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도 전했다.

그 후 지금까지 현실에 급급한 정부는 대증적 미봉책만을 진행하였다. 필수외과 분야의 저수가의 심각성을 끊임없이 요청하자 몇 개의 부재된 수술료가 개정되는 것으로 우리는 만족해야 했다. 체외순환사의 지위 문제에 대한 대통령 인수위원회 보고 후 3년, 돌아온 답은 작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들린 복지부 장관의 ‘체외순환사가 이번에 처음 듣는 직종이라는 말’ 뿐이었다. 전문의의 번아웃 문제도, 보상체계나 인력 체계의 부재 문제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문제를 설명하고 대책을 요청하였으나, 최저임금 이하의 당직은 너무나 당연한 흉부외과의사의 운명인 듯 답변조차 없었다. 보조인력의 구체화 노력과 법적 보호 장치, 전공의 수련 국가 책임제, 지역의료 군복무 대체 방안, 소아 심장 무상 치료방안, 상급종합병원의 필수의료 기준 강화 등 학회의 구체적 문제제기에 정부의 답은 없었고, 대답 없는 논의 속에서 도끼자루는 썩어 구조적 문제가 노출되었다. 우리가 경고했던 필수의료의 문제가 구체화되었다. 아산병원 간호사 사태가 발생하였고, 응급실 뺑뺑이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우리가 외쳤던 경고음은 사라졌다. 우리가 제시했던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 견은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우리의 의견들은 누구의 서랍 속으로 사라졌는가?

“의료 구조개혁의 실패에 대한 정부차원의 반성이 과연 있는가?”

전국에는 심장 수술이 가능한 90개의 병원이 있다. 모두 흉부외과의사들의 피와 땀과 목숨으로 이루어 낸 결과다. 우리는 우리의 피와 땀과 목숨으로 국민의 건강의 일부를 책임지고 있다. 반면 정부의 정책은 놀랍게도 예상과 상식을 벗어난다. 국가가 지정한 권역심뇌혈관센터 14곳 중, 공식적 2곳의 권역센터는 심장 수술이 불가하다. 비공식적으로는 더 많은 센터가 심장 수술 역량이 매우 부족 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90개의 민간 심장수술센터가 있음에도, 국가는 심장 수술을 못하는 센터를 국가 지정 권역센터로 선정했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심장혈관센터 지정 시스템이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는 곳을 권역 센터로 지정하는 무리수 끝에, 지정 취소라는 오욕을 보인 과거도 있다. 이 결과와 세금의 낭비를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엄중한 책임 문책이나 사과 없이 국민의 세금은 사라졌다. 과연 시스템의 개혁의지가, 필수의료에 대한 개혁의지가 있 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이런 정책의 부재를 정책 책임자는 아는가? 대한민국 응급 의료 전달체계의 꽃이라는 권역 응급센터 중, 높은 비율로 심장 수술 불가센터가 존재한다. 전국 90개의 수술센터가 있음에도 응급 심장 수술 가능 유무는 권역 응급센터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국가를 신뢰하고 응급 심장수술을 위해 권역심장센터나, 권역응급센터를 찾아간 상식적인 국민은 비교적 높은 확률로 심장 수술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고, 응급실 뺑뺑이를 시작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심장 수술을 하는 병원이 없는 지역도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심장 수술 불가 지역의 환자들이 응급실을 맴돌다 돌아가시지 않게 시스템이 보조 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선을 원하는 목소리를 내도 묻혀버리기 일수다.

개혁을 원한다면 과오에 대한 사과와 개선이 선행 되었어야 했다. 정부는 시스템의 부재로 국민에게 소홀했고, 입으로 필수의료를 외쳤지만 필수의료과를 낙수물을 받아먹는 신세로 몰아간 과오를, 그 주체가 정부라는 점을 시인하고 우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현실을 정책의 총 책임자는 아는가?

“개인의 영달이 예상된 의학교육의 실패보다 중요한가?”

지방 국가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의대생을 교육하고 전공의를 교육하자는 의견에도 흉부외과적 측면에서 큰 우려를 표한다. 10개의 지방거점병원 중 자력으 로 심장수술을 한 건도 보여 줄 수 없는 병원이 몇 %인지 알고 있는가? 과연 이런 현실을 이런 현실을 정책 책임자는 아는가? 필수의료라고 칭하는 흉부외과의 폐 수술을, 심장 수술을 단 한 건도 보지 못한 의사를 얼마나 많이 키우고 나서야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인정할 것인가? 현재도 필수의료에 대한 교육의 충분한 기준을 만족 못하는 현실에서 의대생을 수배 늘리는 것이 개혁인가? 학생을 교육할 교실조차 마련하지 못한 시점에서 수배의 의과 대학생 증원을 요구 하는 것이 개혁인가? 심장 수술하는 교수 한 명조차 영입 못하는 총장은 어떤 생각으로 의과 대학생의 몇배의 증원을 요청하며, 충분히 정상적 의학교육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가?

1970년대 그 당시 국민학교에 도입하였던 2부제 수업을 의과대학에 도입하려는 것인가? 의과 대학교 내에도 돌봄 학교를 만들려고 하는가? 해부용 카데바 조차 학생에게 구해오라 명령할 것인가? 공식적으로 현실적 의학 교육의 어려움과 교수 인력의 부족을 성찰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외쳐야 할 시점에서 정부와 복지부를 속이고 자신의 영달을 바라는 것으로 타개책을 마련한 것인가? 아니면 이미 알고 있는 복지부와 정부가 지역의 필수의료를 위축시키기 위해 국민을 불행하게 하며, 영원히 흉부외과가 부재하는 지역을 늘려보려고 무리수를 쓰려는 것인가? 이런 괴담이 진정 현실이 되려는 것인가? 개혁은 부족한 시스템에 대한 고민과 과오에 대한 사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대교수 1,000명 증원 같은 잔재주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충동적 조치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우리는 이제 낙수과가 되었는가?”

우리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회원들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낮은 의료수가와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도 환자들의 꺼져가는 생명을 지켜 내기 위해 사투를 벌여왔다. 특히, 코로나19와 메르스 등 국가적 위기에도 우리는 필수의료의 최전선에서 오직 사명감만으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왔으며 어떠한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 밤새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를 하며 폐 이식을 끝내고 몇 달 후, 에크모 삭감의 공문이 날아와도 환자가 살아났다는 보람으로 모든 것을 견디며 지내왔다. 세상은 녹녹하지 않다. 환자만을 바라보고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던 우리에게 덧씌워진 것은 ‘필수의료과’라는 명예보다는 ‘기피과’라는 오명이었고 이제는 ‘낙수과’가 되었다는 자조가 세상을 덮고 있다. 오랜 시간의 노력으로 필수의료 지원이 공론화되고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려고 하는 찰라, 졸속 제안된 의료 정책의 강행에 의대생들은 학교를 떠나고, 전공의와 전임의는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정부는 전공의를 고 발하고, 환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끝까지 묵묵히 환자만을 지켜왔던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이제 작금의 현실을 개탄하며 아래와 같은 사항을 엄중하고 힘을 주어 요구한다.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요구사항.”

1.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작금의 의료계의 혼란이 현 정부의 비합리적 정책과 일방통행식 추진에서 시작됨을 지적한다. 정책의 내용, 시기, 과속 추진의 사유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

2.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현 정부의 젊은 의료인들에 대한 권위주의적 제재 및 위협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젊은 의료인의 미래를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이들에 대한 부적절한 정부 조치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

3.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비합리적 2,000명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 의과대학 증원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의료 및 사회 전문가로 이루어진 협의체를 구성, 원점부터 조건 없는 재 논의를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4.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필수의료 위기상황에 대한 기본 조사 과마저 부정확한, 필수의료 패키지의 무용성을 지적한다. 정부의 실태 조사, 수가 재 산정, 구조적 개선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과 재정조달 계획을 포함한 필수의료 구체적 대책을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5.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미래의 의료 현장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일방적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사욕을 기반으로 교육자의 본분을 망각 하고 동의한 대학 당국자들에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

6.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함께 지켜온 타 지역 의료인들에 대해 깊은 신뢰와 존경을 보내며, 포퓰리즘적 의료 정책에 대항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연대를 제안한다.

7.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현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입장 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인 전공의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

“흉부외과 의사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와 회원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그래왔듯 환자의 곁 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위험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동시에 전공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며 그들을 지키기 위해 필수의료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작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현재의 시간은 누구의 것도 아닌 환자의 시간이다. 환자와 의사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정부이지 의사가 아니다. 흉부외과학회는 더 이상의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없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변화와 각성을 강력히 촉구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0명의 증원을 통해 미래를 보장하고자 한다는 명제로, 현실을 파괴하는 불합리하고 자기 학대적인 정책을 멈추길 촉구한다. 우리의 의료의 미래는 누구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임을 각성하기 바란다. 5,000만 국민 중 불과 100여명에 불과한 우리의 흉부외과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부탁한다. 그들이 다시 흉부외과로 돌아올 발판을 만드는 일은 상당부분 정부의 몫 이다. 묵묵히 진료 현장을 지켜온 다수의 필수의료 전문의들이 있기에 오늘날 우리의 K 의료가 있음을 기억하여 주길 바란다.

작금의 정부 정책과 그 추진 방식은 개혁 대상이 아닌 가장 소중히 보호해야 할 필수 분야 종사자와 미래 자원들부터 적으로 돌리고 좌절시키고 있음을 알린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비합리적 복 종과 침묵 요구를 강제하는 노예계약 증서가 아님을 지적한다. 이에, 사태의 본 질을 분석하여 대중의 합리적 사고를 도와야 할 본분과는 거리가 멀게 이분법적 갈라치기로 의사 집단을 폄훼하는데 앞장서는 주요 언론 매체들의 보도 행태에 변화가 있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모든 사태가 종결된 이후 다시 흉부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의 위기가 추운 겨울이 계속될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우리는 이 위기를 그리고 다음 위기 에도 환자의 옆에서 충실히 지켜 나갈 것이다. 국가 의료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기를 요청한다. 정책을 번복할 용기가 없다면, 정책의 바로잡 을 추진력이 없다면, 함께 논의한다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공통 목표를 위한 해답은 반목하고 적대 하며 압박과 강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무조건의 대화와 원점부터 풀어가는 논의에서 시작됨을 정부는 부디 이해하기 바란다. 흉부외과 의사는 어 떤 경우에도 환자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이 사 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염원하는 바이다.

2024년 3월 11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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