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교수들 28일 일제히 사직서 제출
성균관의대 교수들 28일 일제히 사직서 제출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4.03.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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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의대 5% 증원 KDI 권고조차 왜곡”
KDI “인구감소로 2030년 이후 의대정원 감원 필요할 수도”
삼성서울병원 전경
삼성서울병원 전경

고려대 등 전국 대부분의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도 오는 28일 교수들이 서명한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성균관의대 기초의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는 25일 오후 8시 긴급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은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하고 서명한 사직서를 28 일괄 제출키로 결의했다.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최용수 교수는 26일 헬스코리아뉴스에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작성, 서명한 사직서를 비대위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비대위에서 취합 중”이라며, “병원·대학에 동시에 제출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상당수의 교수들이 사직서를 비대위에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정식으로 병원·대학에 사직서를 전달하기 전에, 다시한번 사직서 제출 희망 여부를 교수들에게 재확인 후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성균관의대 비대위 주관으로 3월 15일부터 19일까지 기초의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소속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83.1%(731명)가 자발적 사직과 주 40시간 법정 근로시간 근무의 행동 대응에 찬성했다. 

따라서 교수들이 자발적 사직과 함께 주 40시간 법정 근로시간 준수 근무에 나설 경우, 전공의 이탈로 가뜩이나 차질은 빚고 있는 환자 진료와 치료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사직서 제출 결의와 함께 대정부 건의사항도 발표했다. 비대위는 이 건의사항에서 “정부는 전향적이고, 대승적인 자세로 현 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하여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무리한 의대증원 정책추진을 중단하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여야 한다. 지금 시급한 것은 필수의료 살리기”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정부에서 정책추진의 근거로 삼고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2030년도까지 5%씩 증원을 권고했다”며, “정부 정책은 이런 자료조차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특히 “KDI는 2030년 이후 인구 감소로 인하여 의대정원 감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며, “정부가 의뢰한 국책연구기관의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 숫자조차 무시한 정부의 불통 정책으로 인해 의료 공백 사태는 장기화되었고, 대학병원의 존립조차 위험한 지경에 도달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지역의료의 근간인 대학병원, 수련병원이 문을 닫게 되면 한국의료시스템의 후퇴는 불을 보듯 뻔하고 한번 무너진 필수의료는 되살리기 쉽지 않다”며, “의대 증원의 원점 재검토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촉구했다.

아래는 지난 26일 성균관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교수 사직의 이유’다. 

[교수 사직의 이유] 정부가 추진중인 급격한 의대증원 정책은 의학교육의 질을 매우 떨어뜨릴 것이 자명하고, 피상적 필수의료 정책 패키 지는 오히려 기존의 한국 의료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 분명합니다. 이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전공의, 의대생들은 병원, 학교를 떠날 지경에 이르렀습니 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귀를 막고 의사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는 2천명 증원이 불변의 상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orea Development Institute, KDI)에서는 의대정원 관련하여 2030년도까지 5%씩 증원할 것을 권고했고, 첫 회 증원규모는 153명 증가가 적당하며, 또한 2030년 이후에는 인구 감소로 인하여 감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정부가 의뢰한 국책연구기관의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 숫자조차 무시한 정부의 불통 정책으로 인해 의료 공백 사태는 장기화되었고, 대학병원의 존립조차 위험한 지경에 도달하였습니다.

필수의료, 지역의료의 근간인 대학병원, 수련병원이 문을 닫게 되면 한국의료시스템의 후퇴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한번 무너진 필수의료는 되살리기 쉽지 않습니다. 오늘도 격무에 시달리며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의대교수들은, 임박한 한국의료시스템의 붕괴, 필수의료 붕괴를 예감하며, 정부에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의사의 사직서는 고육지책입니다. 한국 의료 수호의 골든 타임이 지나기 전에 교수 사직서를 제출해서라도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으려는 것이 교수들의 진심입니다. 진지하게 전공의들의 목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하십시오. 정부의 대승적, 전향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성균관의대 사직서 제출 관련 경과 요약

1. 2024.3.25. 오후 8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긴급회의 개최되었음.

2. 결의사항: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작성, 서명한 교수 사직서를 2024.3.28(목) 일괄 제출키로 함.

3. 교수 사직서 제출 현황: 자발적으로 작성, 서명 후 비대위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비대위에서 취합 중임. 병원/대학에 동시에 제출하기로 하였던 바, 상당수의 교수들이 사직서를 비대위에 보내고 있음. 비대위는 정식으로 병원/대학에 사직서를 전달하기 전에, 사직서 제출 희망 여부를 교수들에게 재확인 후 일괄 제출 예정임.

4. 앞서 성균관의대 비대위 주관으로 3월 15일부터 19일까지 기초의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소속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고, 응답자 중 83.1%가 자발적 사직과 주40시간 법정 근로시간 근무의 행동 대응에 찬성하였음.

2024년 3월 26일

성균관의대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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