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질서 바로잡고 국민신뢰 회복 나선다
의료질서 바로잡고 국민신뢰 회복 나선다
  • 박원진 기자
  • 승인 2012.03.04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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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대담] 김세영 대한치과의사협회장

그는 때론 단호했고 한편으론 부드러웠다. 불법네트워크치과 문제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발본색원’의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치과의사 이미지 회복’을 말하는 대목에선 한껏 자세를 낮췄다.

김세영 회장을 필두로 한 대한치과의사협회 28대 집행부가 출범 2년차에 접어들었다. 창간 2주년을 맞은 덴탈투데이가 그를 만났다. 지난해 ‘불법네트워크치과와의 전쟁’에 총력전을 펼치며 승기를 잡았지만 올해도 만만치 않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심한 감기몸살에도 인터뷰 내내 김 회장의 말끝에는 힘이 배어 있었다.

 

▲ 김세영 치협회장이 '덴탈투데이 창간 2주년'을 맞아 본지 발행인과 대담을 갖고 있다.

“불법네트워크 끝까지 발본색원 할 것”

 

▲ 치협은 지난 연말 '의료법 개정'이라는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사진은 28대 치협 집행부 당선 모습.

 

 

- 지난해 불법네트워크치과 척결과 관련해 상당한 가시적 성과를 올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해 연말 불법네트워크치과를 규제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불법 네트워크와의 본격적인 전쟁은 사실 지금부터라고 봅니다. 의료법 개정은 불법네트워크치과들의 활동범위를 제한한 것일 뿐이고 앞으로 드러내지 않고 암암리에 기존 방식대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불법네트워크치과들을 솎아내는 일은 개정법이 발효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 모두가 다 같이 전쟁에 임해주어야 합니다. 치협에서 일일이 그들을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회원 모두가 병사라는 각오를 가지고 불법을 자행하는 치과들을 발본색원해 나가야 합니다.”

 

 

 

 

- 올해 협회가 가장 치중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아무래도 의료법 개정안 시행과 더불어 숨어 있는 불법네트워크치과들의 불법행위를 잡아내는 일이 우선입니다. 이는 치과의료 질서를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제입니다.
또 한 가지는 노인틀니 급여화 시행에 적극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데, 아직도 회원들이나 국민들이 틀니 전체가 급여화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등 정확하게 시행범위를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시행되는 틀니 급여화는 만75세 이상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레진상)완전틀니 부분만 해당되는데, 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도 그 일환으로 실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의제도가 다소 파행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개선도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입니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를 시행하게 된 배경은 바로 대의원총회에서 합의된 소수정예 배출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소수정예의 기반이 되는 수련병원 지정에 대한 기준의 엄격한 적용도 복지부에서 무시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올해엔 반드시 다뤄야 할 과제입니다.
이밖에도 많습니다. 협회장 선거제도 개선 문제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 문제도 앞으로 회원들의 중지를 모으는 노력을 해 나가야 합니다. AGD제도를 수정·보완하는 것과 대학병원 분원 문제, 치대 신·증설 문제 등 지속돼던 문제도 다뤄야 합니다. 아울러 국립치의학연구소 설립도 추진해야 하고, FDI 서울총회 개최 문제도 현재 조율 중이지만 조만간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세영 회장이 유디치과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임플란트 원가산정 내역을 비교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훈 유디치과 대표.

 

 

- 일부 국민들은 불법네트워크치과 문제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협이 이 문제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십시오. “우리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치과의사가 자신의 명의로 개설한 치과의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브랜드만 공유하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형 치과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1인 기업 피라미드형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피라미드형 치과들은 저수가로 환자유치에 열을 올리지만 개설 치과의사가 인센티브제로 수당을 받아가는 피고용인 신분이기에 결국 과잉진료를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궁극에는 환자들에게 많은 진료비를 부담시키게 되는 구조로 결국 치과의사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고 의료를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빚기 때문에 막는 것입니다.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유디치과와 룡플란트에서는 연일 신문에 광고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들은 국민과 노인 환자들을 위해 저가로 임플란트를 시술하고 있는데 치협이 나서서 막고 있다는 투입니다. 더욱이 제 이름까지 거론하며 마치 저수가 임플란트를 막는 주범인 양 호도하고 있습니다.”

 

- 의료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불법네트워크 쪽도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요.
“법이 통과되니까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에서는 이번 기회에 합법적인 네트워크로 전환하려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형태로 전환한다면 사실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유디치과 등에서 헌법소원을 강행하겠다고도 하고, 최근 들어서는 임대료와 장비 사용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하면 불법이 아니라는 등 여러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치협은 유디치과나 룡플란트처럼 광고로 맞대응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는 4월경이면 복지부의 시행규칙이 마련될텐데, 하위 법령이 만들어지면 피라미드형과 오너형 네트워크 치과그룹들의 구조는 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임대료 장비 대여료 등으로 포장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개설 주체자가 누구인지를 따지게 되면 모두 법에 저촉될 것입니다.
그들이 어떠한 편법을 쓰더라도 의료인 1인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대의적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 모두 불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번 의료법 개정을 통해 치과계에 올바른 치과의료질서가 바로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협회는 앞으로도 치과계뿐 아니라 의료계 전반, 더 나아가 국민들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치과계 바른 이미지 전파에도 주력

 

▲ 김세영 회장은 올해 치과의사 이미지 바로알리기에도 주력할 뜻을 밝혔다.

 

 

- 올해 ‘착한 치협’의 이미지 회복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하셨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지난해 갑자기 치과계 문제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을 위하고 우리나라 의료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치협의 진정한 의도를 불법 피라미드형 치과들이 마치 밥그릇 싸움인 양 몰고가는 바람에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많은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이러한 잘못된 이미지를 바로잡는 데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법 개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 기반은 만들어졌으나, 국민을 설득하는 데 논리적으로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차츰 시간이 지나야 진정으로 치협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현재 계획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앞으로 방송이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치과의사 이미지 제고에 주력할 것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와 있지 않지만, 예를 들어 다큐나 휴먼 프로그램을 통해 치과의사들이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치과의사도 소개할 수 있을 겁니다. 치과의사들의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전달하고자 구상 중입니다.”

 

- 치과기재협회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공정경쟁규약이 공정위에서 심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대한치과기재협회의 공정경쟁규약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더라도 그리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치협과 지부 및 학회 등 단체들은 치과기재협회의 공정경쟁규약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공정경쟁규약 중 자율적으로 원하는 사업자단체의 규약을 따르면 되기 때문입니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치과계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기본취지와 동떨어진 공정경쟁규약을 일방적으로 만든 치재협의 행보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공정경쟁규약과 관련해 치재협이 치과산업의 발전을 위해 치과계의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하려는 자세를 보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노인틀니 급여화에 대한 치협의 공식적인 입장은 무엇인지요.“노인틀니 급여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치협에서 과거 이 문제를 막으려 했던 것은 집단 이기주의적 발상이 아니라 예방분야 급여의 확대를 통하여 장기적인 건강보험 재정을 건전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건보재정이 든든해 노인틀니 급여화에 드는 비용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다면 치협으로서는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지요. 선진국 중에서도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 틀니 급여화를 시행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재정적인 측면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적기 때문입니다. 틀니 급여화는 이미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만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호주머니 틀니로 전락한 실정이며, 틀니환자나 치과의사 모두에게 고통만 따를 뿐입니다, 그러기에 적절한 수가로 시작하려니 많은 국가에서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손을 못 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제한적이지만 일단 만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레진상)완전틀니 급여화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환자 본인 부담률이 50%나 되지만 일단 실시하기로 한 이상 치협은 환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오는 7월에 시행하기에 그때까지 수가체계나 사후관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체계를 잡아 나가야겠지요. 그 때문에 최근 공청회도 연 것입니다.”

 

- 얼마전 경기도 치과의사회에서 협회장 선거제도 개선과 관련해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선거제도가 어떤 식으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나요.
“치협 집행부 입장에서는 현행 선거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차기 협회장 선거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개선된 선거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협회장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뤄졌지만 매번 현행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현행 201명의 대의원제도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관 및 제 규정 개정 특별위원회가 가동돼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는 저의 공약이기도 합니다만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개선된 선거제도를 도입할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경기지부에서 선거제도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의견들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진 것 같습니다. 직선제로 할 것인가 선거인단제도로 할 것인가, 현행대로 하되 보완할 것인가 등 이 모든 개선안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앞으로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나가는 것이 순서인 것 같습니다.”

- 끝으로 일반 개원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개원의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의 의료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치과의사 인력들로 인해 시장경쟁이 말이 아닙니다. 이제는 초기 개원비용이 장비구입비, 임대료에 덧붙여 인테리어 비용까지 만만치 않아 혼자 독립적으로 개원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설혹 개원했다고 하더라도 주변 치과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고 치과수가는 계속 떨어지고…. 정말로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이젠 블루칼라 수준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통계에서도 나타났듯이 매년 폐업하는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예년에 비해 개원하는 숫자는 오히려 줄고 있는 것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어려운 때에 피라미드형 치과들이 저수가 공략으로 환자를 불법으로 끌어모아 과잉진료로 실속을 챙기다 보니 동네 치과들은 더욱더 설 자리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도를 걷는 치과의사만이 결국 살아남는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환자를 진료할 때 정석대로 제대로 치료하다 보면 환자들로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합니다. 눈앞의 이익만을 쫒다보면 결국 환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마련입니다. 정도를 지키는 치료가 처음에는 더뎌 보여도 나중에는 진정한 의료인으로 주변에서부터 칭송받게 될 것이고 진정한 의술을 찾는 환자들에게서 환영받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 사회는 결코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이 개원한 지역의 주변 선배·동료·후배들과 잘 어울려야 합니다. 그 지역 사회의 치과의사들과 친밀한 교류를 통해 사전에 불법적인 유혹에서 벗어나고 힘들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지 못하면 개원이 힘들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노력에 더해 협회가 도울 부분은 최대한 돕겠습니다. 서로 힘을 합쳐 노력하다 보면 분명 좋은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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