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일원화 토론회 후폭풍 직면한 의협
의료일원화 토론회 후폭풍 직면한 의협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5.11.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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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반발에 ‘퇴진’ 운동 움직임까지 … 한의협도 “일원화 논의한 적 없어”

지난 23일 열린 의료일원화 토론회를 열었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막다른 코너로 몰리고 있다. 이날 공개된 일원화 예상안과 원칙이 일부 회원과 전의총 등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까지 ‘의료 일원화 요청을 받아들인 적 없다’며 나서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토론회 후 거센 후폭풍 … “무추진인줄 알았는데 역추진” =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협이 생각하고 있는 일원화 원칙과 과정이 공개됐다.

이날 대한의학회 장성구 부회장은 현재 의협·의학회·한의협·한의학회 등이 참여한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의 논의내용을 밝히며 의료일원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의협 김봉옥 부회장은 현재 의사면허 소지자는 기존 면허를 유지하되 의료일원화 공동선언 시 의대·한의대 교육을 통합해 의료일원화를 완수하겠다는 일원화 원칙을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의협의 일원화 원칙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한의학의 치료효과 입증과 함께 “이 논의가 일원화를 위한 일원화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회원들도 “(의학과 한의학의) 기본 개념이 다른데도 의료일원화를 하자는 것이냐”, “보수교육 후 통합면허 발급이라는 의협의 원칙은 기존의사들에게 불이익 아니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보수교육 후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준다는 내용에 의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의협의 K대의원은 26일 통화에서 “현대의학을 많이 안다고 한의사에게 의사 면허를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차라리 간호사를 보수교육해서 의사로 만든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협 P대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의학과 한의학은 근본이 다르다. 어째서 의협이 이런 주장을 내놨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협 집행부가 정말 민초의사들의 마음을 읽고 있는지 궁금하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무추진’인줄 알았는데 의사들을 죽이는 ‘역추진’ 회장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의총 “추 회장, 미래 망칠 과오 저질러 … 사퇴해야” = 더불어 일원화 관련 원칙을 제의한 사람이 추 회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추 회장 및 이윤성 대한의학회장에 대한 퇴진운동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26일 성명을 통해 “무능하고 제멋대로인 추 회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지난 18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의협과 의학회가 합의한 (일원화 관련) 합의문을 상임이사들이 반대했음에도 추 회장이 독단적으로 19일 협의체에 이를 제시했다”며 “23일 토론회에서는 이 문건을 그대로 발표하고 앞으로 의견을 취합하겠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이는 전체 의사회원들과 상임이사진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추 회장이 지난해 취임한 이래 원격의료, 낮은 회비 납부율, 리베이트 쌍벌제, 메르스 등 의료계의 중대사안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이면서 봉사활동, 공익 캠페인, 홍보대사 위촉 등 ‘언론에 사진이 실리는’ 일만을 해오고 있다고 전의총은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총은 “무능하다 못해 이제는 의료계의 미래를 망칠 과오를 진행중인 추 회장은 사퇴하라”며 “대의원회는 추 회장에게 및 이윤성 회장의사퇴를 촉구함과 함께 이를 거부할 시 탄핵 및 윤리위 회부를 추진하라”고 밝혔다.

# 한의협 “이익 위해 한의협·국회 속여 … 일원화 논의도 한 적 없어” = 의료계뿐만 아니라 한의협도 이번 토론회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한의협은 토론회에서 나온 협의체 관련 사항을 바로잡겠다며 “의협이 사실과 다른 언급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25일 해명자료를 통해 “(토론회에 나온 내용은) 의협을 포함한 양의계의 바람을 담은 잘못된 사실”이라며 “의협이 이익을 지키고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의협과 국회를 속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협의체는 7월 이후 5차례에 걸친 협의를 진행했으나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논의주제로 삼았을 뿐이며 (의협과 의학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언급을 한 것은 내부 상황을 감안해도 문제가 있다.

또 의협 측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협의체에서 사과를 했음에도 토론회에서 일원화 원칙을 발표했는데, 이는 한의협이 현재 복지부가 중재 중인 상황으로, 의협 측이 이를 협의체 내에서 논의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한의협은 전했다.

한의협은 “추 회장이 (토론회 폐회사로) ‘일원화는 한의사를 없애는 게 목표’, ‘의료일원화가 되면 한의사가 없어진다’라고 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몰상식한 발언”이라며 “이런 식의 자세를 취할 것이라면 의료통합과 일원화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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