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 치료 후 재발방지를 위한 ‘유지치주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환자의 치아상실률이 3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주질환과 황반변성’, ‘치주염유발 세균과 동맥경화증’, ‘치주병과 만성비감염성질환’의 연관성을 고찰한 연구도 발표돼 잇몸병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을 알렸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제10회 잇몸의 날’(3월24일)을 앞두고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치주질환 관련 다양한 연구결과물을 발표했다.


먼저 피성희 교수(원광대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치주학회(APSP)에서 발표한 ‘유지치주치료에 대한 환자의 협조도에 따른 치아상실률 평가’ 연구를 소개하며 치주치료 이후 꾸준한 유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지치주치료’는 치주치료 후 환자들을 정기적으로 재내원시켜 환자들의 지속적인 치태 관리실태를 평가하고 건강한 상태를 지속시킬 수 있도록 돕는 치주치료의 핵심과정 중 하나다.
환자의 협조도는 치료과정에서 필요한 내원 일정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환자의 협조도를 ‘좋음’과 ‘불규칙함’으로 세분화하여 이에 따른 치아상실률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치주염 환자의 경우, 협조도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에 비해 3배 정도 치아상실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성희 교수는 “유지치주치료는 치주치료 후 일종의 재발방지 프로그램으로 약 15%만 지속하고 있다”며 “치주병은 재발이 흔한 만성질환으로 저절로 낫지 않고, 치료를 했어도 재발이 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윤 교수(한양대 구리병원 안과)는 ‘치주질환과 황반변성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40세 이상 성인 1만2072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황반변성 환자의 치주질환에 대해 분석했다. 연령에 따라 중년 그룹(62세 이하)과 노령그룹(62세 이상)으로 구분하고, 치주질환은 경증과 중증 2가지로 분류해 연관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중년그룹에서는 황반변성이 있는 환자에서 치주질환이 더 많았다. 특히 심한 치주질환 환자가 황반변성 유병률이 1.61배 더 높게 나타났다. 조희윤 교수는 “연구결과가 인과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주지영 교수(부산대 치과대학)는 ‘치주염유발 세균이 동맥경화증 발생 및 악화를 일으키는 기전’에 관해 소개했다.
그동안 성인에서 유병률이 매우 높은 치주염이 동맥경화증 발병과 진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역학 자료들이 많이 제시되어 왔지만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치주염이 동맥경화증 발병과 진행에 영향을 끼치는 기전에는, 치주염 발병에 주된 세균으로 알려진 ‘Porphyromonas gingivlalis’가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제시되어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실험을 통해 ‘Porphyromonas gingivalis’의 ‘heat shock protein 60 펩타이드’가 동맥경화 진행의 중요한 과정인 ‘저밀도지질단백질(LDL)’의 산화와 거품세포 형성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기전을 이용해 해당 펩타이드를 동물모델에서 비강면역시킨 후 동맥경화병소가 감소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치주병과 만성비감염성질환(NCD)’을 발표한 양승민 교수(삼성서울병원 치주과)는 정부기관의 치과 의료 전담부서 필요성도 피력했다.
최근 사망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감염성만성질환(NCD)들과 치주질환이 담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알코올소비 증가 등 공통된 위험요소를 갖는다는 보고들이 발표되고 있다.
양 교수는 국내에서 지난 수년간 유병률 및 치료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치주병에 대한 예방 및 조기치료를 위한 대한 치주과학회의 노력들을 알렸다. UN 산하 WHO에서 권고하고 있는 행동강령 실천을 위해 지난 10년간 ‘잇몸의 날’ 사업들을 확대해온 과정을 전달하고 연 1회 스케일링 보험화의 결과를 예로 들면서 정부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양승민 교수는 “이미 우리 사회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며 “NCD 예방을 위해 치주병의 예방과 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정책이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잇몸의 날’을 맞아 치주병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열렸다.

최성호 대한치주과학회장은 “우리 학회와 동국제약은 지난 10여년간 치주병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최근 치주병 치료가 전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어 보람과 사명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국민건강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동국제약은 치주과학회와 협력해 국민 잇몸건강 향상을 위해 공익적 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잇몸의 날’ 홍보대사인 배우 최불암 씨는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 잇몸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잇몸건강의 영향이 막대함을 새삼 깨닫고 있다”며 “잇몸 건강을 잘 관리해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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