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리베이트 및 사원 판매행위 신고포상급 지급’ 결정이 치과재료업체들에게 있어서는 소위 ‘걸면 걸리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행위를 신고하면 최대 1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와 사원판매행위’ 신고포상금 지급기준을 지난 9일 의결했다.
또, 17일에는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직원들에게 자사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등 기업 리베이트 행위를 신고하는 '리베이트 신고포상금제'를 시행일로부터 5년 전 마무리된 사건까지 소급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정위 결정에 제약업계는 회사에 불만을 품고 퇴직했거나, 포상금을 노린 폭로성 제보가 잇따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 거래가액 10% 초과 경품 ‘부당’
이같은 상황을 치과계에서는 마치 다른 세상 구경하듯 관심을 두지 않고 않다. 그러나 최근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가 공정위 및 관련 업계의 의견을 조회한 결과 불똥이 치과 치료재료 업계에도 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포상금제 시행 자체가 치과계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어떤 업계에 한정돼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과계에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덤’ 지급이나 ‘할증’ 행위 등이 공정위 기준에서 본다면 충분히 걸릴수 있는 수준인데다, 특히 경품 지급 등 판촉행위가 치과계 전문지 등을 통해 홍보되고 있어 무수한 증거를 남기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법 불공정거래행위의 ‘경품류제공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고시에 따르면 상품 또는 용역의 경우 거래가액의 10%를 초과하여 소비자경품류를 제공하거나 제공할 것을 제의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 거래 행위의 유형 및 기준지정고시 |
제7조[소비자경품류의 부당한 제공행위] |
그러나 치과재료업계에서 10%를 초과하는 경품을 제공하는 사례는 매우 흔하다. 최근 한 대형치과재료업체는 결제액 1890만~2310만원 어치의 임플란트를 구매할 경우 유니트체어를 지급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이를 광고로 게재하기까지 했다. 이 유니트체어의 가격은 1200만원대다.
뿐만 아니다. 치재 업계에서 10만원이 넘는 고가 치과재료를 2~3개 구입시 1~2개를 더 지급해 주는 덤판매행위가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업계 내부 고발 사태가 벌어진다면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이어 열리는 대형 종합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서 지급되는 고가 경품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500만원이 넘는 경품은 부당한 경품류에 속하지만 1000만원이 넘는 유니트체어 등이 경품으로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해당 업체는 “대리점에서 시행한 것”이라고 치부할수도 있지만 관련법은 대리점도 법 적용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한다.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 거래 행위의 유형 및 기준지정고시 |
제8조[소비자현상경품류의 부당한 제공행위] |
년전 마무리된 건까지 소급적용한다는 공정위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현재 위와 같은 사례들이 관행화 돼 있는 치과계 상당수 업체가 고발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 앞으로도 치과계는 ‘무풍지대’일까?
공정거래법은 공정위가 처음부터 나서서 단속하는 식으로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이 그나마 그동안 치과계를 지켜주던 ‘방패막’이 돼 왔다. 실제로 공정위 심사 내용 중 치과계 관련 사례는 적었고, 처벌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으로 처벌이 안된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의료계·제약업계가 최근 문제가 됐던 리베이트 사건의 대부분은 내부고발자, 혹은 경쟁업체에 의한 것이다.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경쟁업체의 고발까지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치과계도 지난해 임플란트 업체들간의 상호 고발로 상당수 업체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다. [관련기사 : 치과 임플란트 과당경쟁 “출구는 없다?”]
치과계에서 관행화된 경품·사은품 지급이나 덤 지급 등의 행위를 업체 스스로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품·사은품 지급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은 이미 치과계 내부에서 조금씩 커지고 있다.
한 치과의사는 “우리야 받는 입장이니 좋지만 너무 많은 사은품은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한 업계 관계자는 “경품 지급 등이 관행화 되다 보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과도한 판촉비로 상품 가격에 반영돼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덴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