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25일부터 사직...의료 올스톱 위기
의대 교수들 25일부터 사직...의료 올스톱 위기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4.03.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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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도 결국 집단사직을 선택하면서 대한민국 의료가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18일 오후 교수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안석균 정신과학교실 교수) 주관 임시전체교수회의를 열고 현상황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고, 정부의 신속한 해결방안을 요구하기로 했다. 교수들은 이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철저히 개인의 양심과 자유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 과목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근무를 중단한 19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사진=헬스코리아뉴스] (2024.02.19)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 과목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근무를 중단한 19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사진=헬스코리아뉴스] (2024.02.19)

교수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유여하를 떠나 환자와 국민여러분께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렸기에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정부는 지난 2월 6일 기습적으로 발표한 졸속 의대정원증원 및 의료정책으로 인한 의료 혼란과 국민 불안에 즉각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이 사직과 휴학을 결심한 것은 ‘진정한 의료개혁’을 요구하는 것임을 공감하며 지지한다”며, “전공의를 초법적으로 협박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교수들은 특히 “2000명 의대정원증원 및 충분한 준비없는 의료정책 강행으로 교육 및 의료 생태계는 혼란에 빠졌다”며, “관련정책책임자는 국민 고통에 대해 사죄하고, 대통령은 잘못된 정책추진자들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을 결정한 우리 교수들을 지지하며, 정부의 변화된 태도가 없으면 3월 25일에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물러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교수들의 사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연세대 의대 교수비대위는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 721명이 참여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교수들 역시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 사직을 결의했다.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부산대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전날 의대 교수 555명을 대상으로 사직 여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356명 중 79.5%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 교수들은 이를 바탕으로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교수협의회는 “정부는 직접 필수 의료를 담당한 교수와 전공의들의 간절한 호소를 무시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을 고집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조건 없는 토론에 나서야 전공의와 학생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 20개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전국의 대학병원 교수들이 이처럼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한민국 의료 파탄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19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수들이 다 떠나고 없는데, 의대 정원을 늘리면 누가 가르치느냐”며, “아무리 정책이 옳아도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는 물러설 줄도 알아야하는데,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지금의 태도를 보면, 정부의 의도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아래는 성명서 연세대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먼저 우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이유여하를 떠나서 환자와 국민여러분께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렸기에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1. 정부는 지난 2월 6일 기습적으로 발표한 졸속 의대정원증원 및 의료정책으로 인한 의료 혼란과 국민 불안에 즉각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라.

2. 우리 교수들은 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의 사직과 휴학을 결심한 것은 ‘진정한 의료개혁’을 요구하는 것임을 공감하며 지지한다.

3. 정부는 전공의를 초법적으로 협박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하라.

4. 정부는 그간 환자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온 우리 교수들이 사직에 이른 것에 대해 비난과 협박을 자제하라. 이는 절박한 선택일 뿐이다.

5. 연세의대 교수비대위는 사직서 제출을 결정한 우리 교수들을 지지하며, 정부의 변화된 태도가 없으면 3월 25일에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것임을 밝힌다.

6. 우리 교수들은 의료 현장을 지키는 동안 필수 의료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나, 의료진의 상태를 고려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축소 개편할 수 밖에 없다.

7. 2,000명 의대정원증원 및 충분한 준비없는 의료정책 강행으로 교육 및 의료 생태계는 혼란에 빠졌다. 관련정책책임자는 국민 고통에 대해 사죄하고, 대통령은 잘못된 정책추진자들을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

2024년 3월 18일 (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전체 교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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