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디치과가 불특정 다수의 일반 치과개원가에 잠입해 불법진료 현장을 잡았다며 100개 이상의 동영상(녹취록 포함)을 언론에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9일 밤 SBS가 8시뉴스에서 절반 가격의 임플란트를 심었다가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환자와 네트워크치과들의 불법 과잉진료 실태를 고발한데 따른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래 관련 기사 참조>
유디치과그룹은 20일 자신들이 최근 치과의원 116곳을 잠입해 확보했다는 동영상과 상담녹취록 등을 담은 외장하드를 덴탈투데이 등 일부 치과계 언론에 우편으로 발송했다.
유디가 공개한 자료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 김세영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의 치과는 물론, 서울시치과의사회 임원, 대한치과개원의협의회 임원들의 치과가 다수 포함됐다.
◆ 협회 임원진 등 일반 개원의 치과 겨냥
영상에서 이들 치과에 방문한 한 여성 환자는 치료를 위해 상담을 하고 있는 원장 혹은 스텝들에게 “현금으로 하면 싸게 해줄 수 있느냐. 현금영수증은 필요 없으니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이들 치과 원장 혹은 직원은 망설이는 듯하다가 이내 “깎아주겠다”고 답했다.
유디가 제공한 자료에는 강남, 관악, 신촌, 영등포, 노원 등 서울지역 치과와 광주, 광명, 김포, 성남, 수원, 안양, 안산, 인천, 의정부 등 수도권 일대 치과는 물론, 천안 등 지방의 일반 개원치과의 진료현장 모습도 담겨있다.
유디는 이들 치과들에 대해서도 ▲스텝이 원장진료 전 예진 ▲글러브 미착용 ▲스텝이 파노라마 촬영 등 불법행위가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 “유디치과 자충수” … “불법진료 유도 · 영상불법 촬영 등”
하지만 유디가 제공한 영상을 보면, 환자가 현금할인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등 오히려 불법진료를 유도하고 있는 장면이 있어 유디측이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치과계 관계자는 “SBS는 실제 치과 환자를 취재한 것이지만, 유디측은 일반 치과의 불법행위를 잡아내기 위해 환자를 위장해 현금할인 등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촬영이 비밀리에 진행돼 해당 의료기관 및 종사자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치과를 '제보'의 형식을 빌어 공개하는 것에 대한 논란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치과의사는 “유디치과가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의도적 행위임이 명백한 만큼 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디치과가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폭로전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 그게 다가 아니냐”며 “자료는 보지 못했지만, 그다지 불법행위가 있다면 법대로 심판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 “멈출 수 없는 싸움, 둘 중 하나는 다치기 마련”
치과계가 연일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치과의사는 “결국 여기까지 왔다는 얘기는 치협이든, 유디치과든 둘 중 한 명은 다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겠냐”며 “기왕 여기까지 온 마당에 싸움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치과계가 조금 다치더라도 이 문제는 확실히 뿌리를 뽑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빠른 시일내에 해결을 보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걱정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영상을 보낸 유디 관계자는 “영상을 보낸 후 대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책임있는 관계자가 곧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 “현금 할인 유도, 의도적 행위 다분”
김세영 치협 회장은 “치협은 나름의 로드맵을 가지고 비난을 참아가면서까지 조심조심 한발자국씩 움직이고 있었는데, 결국 우려했던 폭로전 양상을 띠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유디의 행동은 폭로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이를 통해 치협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목적이 강하다”며 “현금 할인 유도는 의도적 행위인 것이 분명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이 의연하게 대처하길 바란다”며 “상황을 수습해야 할 때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 같나. 결국 마무리도 치협이 해야 하는 것인 만큼 회원들은 치협을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치협은 결의문 발표와 함께 빠른 시일내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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