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수가협상 앞두고 공단 압박
병원계 수가협상 앞두고 공단 압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3.05.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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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진료비 변동 현황 발표

병원계가 수가협상 완료를 며칠 앞둔 가운데 의료기관 경영의 어려움을 또다시 호소하며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 병원급 의료기관의 지출이 수입을 넘어섰다는 자료를 발표한 이후 오늘(29일)은 병원의 총 진료비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대한병원협회(병협)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년 두자리 수로 증가했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총 진료비가 지난 2년 동안 한자리 수 증가에 머물고 있다”며 “병원시장의 성장세가 급속하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건보공단의 최근 5년간 ‘연도별 종별 총 진료비 변동현황’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각각 15.6%와 15.9%로 나타났던 병원급 급여비 증가율은 2011년과 2012년 들어 각각 7.0%, 5.8%로 떨어졌다. 이제는 병원 유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총 진료비 상승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중증질환 본인부담금 확대정책으로 문턱이 낮아진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이 몰렸고,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정책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건강검진 수요가 급증한 것도 병원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보장성강화 정책 등으로 병원에 집중된 의료수요는 병원의 대형화와 병원 수 증가 등 양적 팽창을 불러왔고, 마침내 2010년을 분기점으로 의료공급 과다가 병원시장을 침체기로 몰아넣었다는 것이 병협의 지적이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총 진료비를 병원 수로 나눈 ‘기관당 총 진료비’를 보면 이 같은 실상을 쉽게 알 수 있다.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7.3%, 9.3%씩 증가했던 ‘기관당 총 진료비’는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0.4%, -0.2%로 크게 하락했다. 수치로 보면 병원은 이제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 세계 어느 나라가 모두 겪고 있는 노인의료비 급증과 소비자 권리확대 등을 이유로 해마다 비현실적인 수가인상안을 내놓고 병원에 의료비와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

병협은 “정부는 지난해 11월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으로 병원 전체에서 900억원 이상의 추가부담을 안아야 하는 문제를 외면하고 영상장비 급여화 경우처럼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수가)을 깎는 정책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종합병원과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200병상 이상 병원에는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고 전담인력 고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도 병원에는 모두 지출요인”이라고 항변했다.

수가가 현재보다 인상될 확률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저수가에 따른 손실분 보전에 큰 도움이 됐던 선택진료, 간병비, 상급병실료까지 급여권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병원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병협은 “더 큰 걱정은 그나마 저수가에 따른 손실분을 보전해 주었던 비급여마저 대통령 공약으로 흔들흔들하다”며 “급여권으로 흡수될 경우 얼마나 반영될지 알 수 없어 병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는 31일 2014년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올해 얼마나 이 같은 병원들의 어려운 사정이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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